지난달 22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롯데마트와 함께 대중소 협력 극동러시아 PB제품 수출상담회 개최했다.
이날 PB상품으로 직접 납품하고자 한국 중소기업 18개사, 극동러시아 최대 유통체인과 상담을 진행했다. 이로써 한국 PB상품의 극동러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서부 러시아와 구분 뚜렷한 극동러시아 유통 시장
모스크바에서는 현대적인 슈퍼마켓이 90년대 말에 출현했으나, 극동 러시아의 경우 2002년부터 생겨났다. 극동지역의 주요 유통체인은 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사하공화국, 캄차카주, 사할린주에 분포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대형유통체인은 하바롭스크주에 있는 Samberi이다. Samberi는 80개 매장을 보유하고 직원 수는 약 7천 명 정도이다.
극동 러시아에 대형 복합 쇼핑몰이 생긴 건 2016년에 개장한 ‘Sedanka City’가 처음이었다. 이전에도 쇼핑몰이라 불리는 건물은 있었으나, 제대로 된 브랜드가 없거나 매장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Sedanka City’ 역시 도심에서 멀고, 브랜드 라인도 충실하지 못해 소비자 유입이 기대만큼 많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대형 쇼핑센터가 블라디보스톡에 들어섰다. 도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Kalina Mall’이라는 쇼핑몰이 개장했고, 3층 건물에 Zara, H&M 등 브랜가 입점, 1층에는 Samberi의 대형 슈퍼가 들어선 복합 쇼핑몰 형태를 갖추었다.
러시아 유통 시장의 또 한 가지 큰 변화는 자체브랜드(PB)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Samberi는 PB상품을 개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한국 PB상품의 러시아 유통체인 Samberi 진출
지난 6월 KOTRA 블라디보스톡 무역관은 Samberi가 PB제품을 점차 매장 내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읽고, Samberi 체인을 운영하는 Nevada Group에 한국 상품으로 PB제품을 확대해 볼 것을 제안했다.
몇 차례 협의 후 Nevada Group은 7월 초 우선 구매 희망 품목 6개 품목을 선정, 무역관에 전달했다. 6개 품목에는 마요네즈, 커피 크리머, 튀김가루, 간장, 냉동 과일, 방향제 등이 포함됐다. 위 품목은 극동러시아의 유통 체인들이 한국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들이다.
무역관 측은 Nevada Group으로 전달받은 희망품목을 토대로 국내 생산업체 리스트를 만들어 갔다. 보다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대형유통체인과 협력이 필요하단 판단 아래 롯데마트와 함께 사업 구도를 짜기 시작했다.
롯데마트 본사는 단순히 Nevada Group의 구매 희망 품목에 한정하지 않고, 롯데마트에 PB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제조사들을 일일이 접촉해 러시아 진출 희망 PB상품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9월 중 2차례에 걸쳐 Nevada Group에 총 58개사 66개 품목 리스트를 제공했다. 이 중 Nevada Group은 구매 검토 품목으로 20개사의 25개 품목을 선정했고, 10월 말 한국의 롯데마트 본사에서 구매 상담회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롯데마트-KOTRA-Nevada Group 협력 한국 PB상품 극동러시아 진출 상담회 개최
10월 22일 롯데마트 본사 품평회실에서 롯데마트 PB상품 극동러시아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이날 Nevada Group은 계약관리부장을 중심으로 식품과 비식품부로 나누어 3명의 간부들이 롯데마트 본사를 찾았다.
이번 상담회에서 Nevada Group은 초코렛 스틱, 초코파이, 튀김가루, 커피, 감차칩 등의 가공 식품과 칫솔, 티슈 등 비식품 분야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롯데마트 담당자는 상담회 후 “Nevada Group 측에서 당장 계약을 하자고 한다.”며 블라디보스톡 무역관에 상부에 보고할 수 있도록 Nevada Group에 대한 상세 정보를 요청했다.
상담회 후, Nevada Group 측은 롯데마트 잠실점을 방문해 매장을 직접 둘러보며 상품의 현장 반응을 살폈다. 롯데마트는 매장 내 PB상품의 진열 방법 등을 직접 설명하고, 판매 중인 상품 중 관심 품목이 있으면 추가로 협의하기로 했다.
Navada Group은 매장 내 판매 중인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며, 판매 직원들에게 인기 품목의 인기 원인, 판매량 변화 등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협력 방안 다각화를 시도하는 Nevada Group
Nevada Group은 이번 한국 방문 및 롯데마트 상담회를 통해 한국 제품의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 잠실점을 둘러본 후 Nevada Group 관계자는 “약 50개 품목을 추가로 선정하여 다시 상담하겠다.”라고 밝혀, 한국의 소비재 및 식품 구매가 더욱 확대될 것을 기대케 했다.
한편, 이번 상담회에 참가하였던 Nevada Group의 계약관리부장은 “Nevada Group이 롯데마트와 협력을 희망하는 분야는 단순히 Samberi PB 상품 개발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금 당장 구상하고 있는 협력 방안이 2가지가 더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Nevada Group은 한국 소비재의 극동러시아 진출의 확고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단순 소비재 수출뿐만 아니라 유통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포장 기자재, 포장 기계 등 연관 산업까지도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