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영업 엿보기]취미 살려 일하는 ‘덕후’들의 창업스토리

日 10년 번성점 ‘Curry 草枕’, 마오하라 사장

“내가 오늘 진짜 회사 그만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가져봤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지만 불안한 현실에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 신주쿠에 있는 카레가게 ‘Curry 草枕(쿠사마쿠라)’의 마오하라 사장은 샐러리맨에서 사장님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개업 2년이면 절반 넘게 문을 닫는 냉정한 외식 업계에서 초보 사장님이 살아남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시작은 대학 시절의 카레 부

마오하라 사장은 일본 간토지방 이바라키현 출신이다.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라 카레라고는 어머니와 급식으로 먹어본 것이 전부였다. 특별히 카레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대학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카레에 빠졌다. 마오하라 사장이 진학한 홋카이도 대학 기숙사에는 식당이 따로 없었다. 기숙사생들이 당번제로 돌아가며 요리를 했다. 향신료를 제대로 갖추고 카레 요리를 하는 친구를 옆에서 보며 배우기 시작했다.

 

 

“기숙사는 반년마다 방이 바뀌었다. 각 방 마다 ‘기숙사 신문 제작’ 등 컨셉이 있었고 학생이 뜻에 맞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 중 ‘선택한 게 카레부’다. 진심으로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매일 한끼는 카레! 시판 카페 사용 금지! 외식은 카레만! 이라는 기준을 정했다. ”

 

마침 삿포로에선 스프 카레 붐이 일어나려는 시기기도 했다. 카레에 빠져 학생 생활을 마친 마오하라 사장은 구직 활동을 하며 추천받은 공조설비 관련 기업에 취직했다.

 

후배 가게 요리 도와주다 창업으로 이어져

입사한 회사는 재무도 튼튼하고 대우도 좋았다. 하지만 현장 감독이란 직종 특성상 실수가 없는 것을 가정해 회사의 이익을 책정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오사카에서 일하는 동안 시간이 생기면 개인이 운영하는 개성 강한 카레집을 찾아다녔다. 그런 마오하라 사장에게 인생 전환점은 갑자기 찾아왔다.

 

대학 후배가 부모님이 카레 가게를 준비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이다. 자신이 대학시절 카레부를 하며 얻은 조리 방법을 알려줬을 뿐인데 가게가 크게 성공했다. 함께 요리를 하며 잘 먹었다는 손님의 인사말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잠깐 가게 운영를 도운 것 빼고는 외식업 경영은 물론 아르바이트 경험조차 전무했다. 갑자기 카레 가게를 연다고 튼튼한 정규직 자리를 그만두는  것이 다른사람이 볼땐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는 게 조금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돈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회사와 집을 오가는 관성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저축한 돈 500만 엔으로 가게를 시작하고 안 되면 여행이라도 떠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장사를 준비했다. 결혼도 안 했고 젊었기에 한 번쯤은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

 

시급 50엔 받은 사장님

그렇게 2006년, 28살이던 마오하라 사장은 3년간 근무했던 회사를 나와 도쿄 신주쿠에 ‘Curry 草枕’를 개업했다. 유동인구가 많기도 했고 가게 앞에 큰 나무가 있어 바라보며 카레를 만들면 즐거울 것 같았다. 당시 ‘Curry 草枕’는 좌석 10석 정도의 작은 가게였다.

 

학창 시절부터 만들어 온 카레 맛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한동안은 장사를 접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손님이 없으니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서 카레를 만들었다.

 

“가게를 주 5일 운영하니 쉴 시간이 거의 없었다.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정산을 했더니 한 달에 2~3만엔이 남았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50엔 정도였다. 다행히 6개월이 지나며 10만 엔, 1년 후 20만 엔 정도 월급으로 챙겨 갈 수 있었다. ”

 

점차  입소문이 퍼지자 손님이 순조롭게 늘었다. 장사가 잘되면서 조금 더 넓은 지금의 매장으로 이전했다.

 

밀가루 대신 양파로 만든 카레

시급 50엔 사장에서 탈출한 ‘Curry 草枕’ 카레의 비결은 양파에 있다. 카레 수프를 만들 때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적갈색 양파를 사용해 만든다. 푸석푸석한 모습의 외관으로 일반 스프 카레와는 다르다. 양파와 섞인 강렬한 향신료 향이 코를 찌른다.

 

 

치킨 카레를 만들 땐 기름기 있는 부위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맛이 깔끔하다. 양껏 배불리 먹어도 위에 부담이 적다. 약한 불로 오랜 시간 닭고기를 익혀 식감을 더욱 부드럽게 했다. 매운맛은 10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카레에서 향신료만큼 중요한 것이 함께 먹는 밥이다. ‘Curry 草枕’는 홋카이도 산 ‘대지의 별(大地の星)’ 품종을 사용한다. 대지의 별 품종은 볶음밥 등 가공에 최적화돼 이탈리아,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리조또, 필라프, 빠에야 용으로 사용한다. 대학시절 마오하라 사장의 선배가 저농약 재배로 만든 품종이기도 하다.

 

부자보단 행복한 사람 되고 싶어

‘Curry 草枕’가 성공하자 주변에서 2호점을 내라고 권유를 자주 받는다. 수익을 매장 외형을 키우는 곳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데 쓸 계획이다. 직원 월급을 올려주고 최대한 좋은 근무환경을 조성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

 

끝으로 마오하라 사장은 “음식 기업의 대표가 돼서 수십억을 벌고 싶다든가 하는 생각은 없다. 손님을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가게를 더 넓은 곳으로 옮길 순 있다. 돈을 좇았다면 카레 집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카레 집을 하며 부자보단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푸드&라이프

더보기
떡볶이는 이제 '순창 떡볶이' 순창발효관광재단, '떡볶이 페스타' 개최
순창군 출연기관인 (재)순창발효관광재단이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순창발효테마파크에서‘순창 떡볶이 페스타’를 개최한다. ‘순창 떡볶이 대장 잔치’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민 간식 떡볶이에 순창 장인들의 특별한 손맛을 더했다. 수백 년 전통의 순창 장류로 완성된 떡볶이 소스는 깊은 감칠맛으로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K-FOOD를 대표하는 떡볶이와 순창 전통 장류의 만남을 통해 ‘순창 떡볶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한편,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순창 장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서는 장류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특별 행사가 진행되며, 행사에는 순창 고추장 명인과 기능인들이 직접 참여해 장류문화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축제장은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메인 무대에서는 어린이 공연과 퍼포먼스, 우수 떡볶이 시상식이 열리고, 아늑한 피크닉 존에서는 맛있는 떡볶이와 함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플리마켓에서는 순창의 특산품과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추억의 교실 레트로 분식집 포토존, 페이스 페

비즈니스 인사이트

더보기
군산시 청년뜰 창업센터 ‘무인양품(MUJI)-연결되는 시장’팝업스토어 협업 개최
군산시 청년뜰 창업센터가 오는 11월 16일부터 17일까지 ‘무인양품 '연결되는 시장' 연계 임시매장(팝업스토어) 지원’ 사업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한다.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자’라는 취지로 2020년도부터 영등포 타임스퀘어 매장에서 지자체 등과 협업하여 지역의 생산자, 소상공인, 창작자와 함께하는 '연결되는 시장'을 추진 중이다. 이번 임시매장(팝업스토어)에는 군산시 창업기업 총 11개사(식품 9개사, 비식품 2개사)가 참여한다. 참여기업들은 군산시 특산품인 박대, 찰보리 등을 활용한 식품류부터 캐릭터 상품까지 방문객에게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장 운영 부스에서는 영수증 기획 행사 등 방문객과 함께하는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이번 협업은 지역 상품을 수도권 소비자에게 알리는 등 군산시 지역브랜드의 유통망 확대와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자체와 사기업의 공동행사 개최는 판로개척을 위한 새로운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 관계자는 “2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군산지역 창업가의 우수제품을 널리 홍보하고 수도권 지역의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더 많은

식품외식경영포럼

더보기
[메뉴개발·전수] 일본 나고야 현지 '장어덮밥' 상품화 기술전수
일본 나고야 현지 ‘장어덮밥’(히츠마부시)전문점의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 오는 11월 28일(목)에 열린다. 최고급 보양식으로 각광받는 ‘장어’요리. 최근 줄서는 맛집 등 유명 방송프로그램에 일본식 장어덮밥 전문점이 소개되면서 고급 스테미너 음식인 ‘히츠마부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아진 장어요리지만, 국내에서 정통 장어덮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여름나기 음식으로 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에는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가 있다. ‘히츠’는 나무그릇, ‘마부’는 섞는다라는 의미로, 말 그대로 나무 그릇에 간장을 베이스로 한 달짝지근한 소스(타래)로 조리한 장어를 따뜻한 밥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려진다. 히츠마부시는 한 그릇으로 3가지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자 특징이다. 나고야 3대 명물인 장어타래 레시피 전 과정 공개 서울과 부산 유명 장어덮밥전문점 노하우 전수 “굽기가 첫 번째 관건이다. 또 깊은 풍미와 맛을 결정짓는 장어타래를 입혀내 윤기와 색감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히츠마부시가 탄생한다. 쫄깃한 첫입에 이어지는 부드러운 식감을 극대화하는 조리 방법을 전수, 최고에 가까운 장

J-FOOD 비즈니스

더보기
[메뉴개발·전수] 일본 나고야 현지 '장어덮밥' 상품화 기술전수
일본 나고야 현지 ‘장어덮밥’(히츠마부시)전문점의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 오는 11월 28일(목)에 열린다. 최고급 보양식으로 각광받는 ‘장어’요리. 최근 줄서는 맛집 등 유명 방송프로그램에 일본식 장어덮밥 전문점이 소개되면서 고급 스테미너 음식인 ‘히츠마부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아진 장어요리지만, 국내에서 정통 장어덮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여름나기 음식으로 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에는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가 있다. ‘히츠’는 나무그릇, ‘마부’는 섞는다라는 의미로, 말 그대로 나무 그릇에 간장을 베이스로 한 달짝지근한 소스(타래)로 조리한 장어를 따뜻한 밥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려진다. 히츠마부시는 한 그릇으로 3가지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자 특징이다. 나고야 3대 명물인 장어타래 레시피 전 과정 공개 서울과 부산 유명 장어덮밥전문점 노하우 전수 “굽기가 첫 번째 관건이다. 또 깊은 풍미와 맛을 결정짓는 장어타래를 입혀내 윤기와 색감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히츠마부시가 탄생한다. 쫄깃한 첫입에 이어지는 부드러운 식감을 극대화하는 조리 방법을 전수, 최고에 가까운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