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우리나라 각 가정에서의 식사 및 조리는 감소하는 대신 외식 또는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종 식품을 구입하는 장소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가 식품 소비 및 구입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계임 박사연구팀이 발표한 ‘2022년도 우리나라 가구의 식품소비 및 외식행태와 식생활에 대한 조사’에서 나왔다.
식품소비행태조사(CBSF)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는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3천321가구)인 성인 6천365명과 청소년 가구원 58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식품물가 이슈가 크게 대두되면서 ‘가구의 식품물가 평가와 대응’과 관련한 특별조사를 별도로 진행했으며, 통계값의 정확성 확보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주구입자와 가구원이 먹는 음식의 대부분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답한 가구는 63.2%로 지난 2013년 89.7%에서 무려 26.7%나 낮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가구당 식품비·외식비 지출에서도 확인된다.
직접 음식을 조리해 먹는 가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 확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에 대한 질문에서 ‘월 1회 이상 온라인 구매’비율이 56.3%에 달해 지난 2013년 8.2%대비 7배 가량 늘어났다.
‘식료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온라인 채널’이라고 응답한 가구도 2013년 0.1%에서 올해는 약 4%(가공식품의 경우 7%수준)까지 급증해 식품구매장소가 점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원은 온라인 구매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소비행태가 가속화된 데다 간편성과 편리성을 지향하는 가구의 식품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입할 경우 가장 중요시하는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 35.4%가 ‘가격’을 꼽았다.
이는 올해 식품물가가 급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주목해야 할 식품소비 트렌드로는 간편·편리성 지향, 건강 지향, 윤리적·가치소비 지향 등을 꼽았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가구는 편의점에서의 소비를 크게 늘렸고, 온라인 주문, 당일 배송 및 정기배송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왔다.
또한, 가정간편식(밀키트), 세척·절단된 채소(샐러드) 및 과일에 대한 구입을 크게 늘렸으며, 과일 등을 소포장형태로 구입하는 가구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었다. 이처럼 간편·편리성을 지향하는 식품소비 트렌드는 지난 10년을 대표하는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향후에도 지속될 트렌드로서 산업과 시장이 주목해야 하는 핵심 변화라고 밝혔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지향하는 트렌드 또한 꾸준히 확대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2018년 3.70점(5점 만점)에서 2022년 3.70점으로 하락했으며, 건강에 나쁜 것을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가구의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채식의 이유 또한 ‘건강상의 이유’가 60.0%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다이어트를 위해(15.7%)’가 주요한 이유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계임 박사는 “이처럼 현재 인식과 행동이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윤리적·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행동·실천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농식품 생산자 및 관련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와 사회 전체의 요구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농식품산업 및 식품정책 차원에서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