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연과 산미의 소탈한 만남, 1월의 새로운 맛집-2

의외성은 예상과 전혀 다른 결을 지녀 짜릿함을 선사한다. 익숙한 식재료에서 기대 밖의 향미를 발견했을 때도 비슷한 근사함을 느낀다. 작년 말부터 새로운 영감과 시도로 우리에게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보여주는 공간들이 대거 오픈했다. 그중에서 장르 불문, 진보적이며 실험성 강한 곳들을 엄선해 소개한다.

 

훈연과 산미의 소탈한 만남, 와일드 플로어

 

 

국내 네오 비스트로 <라피네>, 프렌치 비스트로 <르꽁뜨와>를 거친 최영근 셰프가 11월 초 성수동에 오픈한 그릴 비스트로. 업장명은 그릴 요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담아 숯불의 거칠고 원초적인 느낌을 나타냈다.

 

파스타를 제외한 모든 요리는 짙은 훈연 향을 입히는데,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주문 제작한 그릴 기구로 섬세하게 조리한다. 그릴 요리의 무거움을 중화하기 위한 셰프의 킥은 감식초와 과일류의 산미. 감과 파인애플, 토마토 등 과일의 상큼함을 대부분의 요리에 추가해 묵직함을 중화했다.

 

소스류는 클래식한 프렌치 스타일에 기반하되 고추 오일로 매콤함을 더한 돼지뼈 쥐 JUS 등 약간의 변형을 줬다. 식재료는 날마다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가장 신선한 제철 재료를 활용해 선보이며, 돼지감자, 토마토 등 일부는 셰프의 큰아버지가 직접 재배한 것을 받아 활용한다. 주류는 산도가 적당한 프랑스의 내추럴 와인 위주로 준비했으며, 술을 마시지 못하는 고객을 고려해 주문은 선택 사항으로 운영 중이다.

 

 

통창 밖으로 빽빽히 서 있는 자작나무 풍경은 겨울 디너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다가오는 봄의 따뜻한 런치도 기대하게 만든다. 포근한 우드 인테리어 속에서 소탈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인 메뉴인 ‘제철 생선과 콜리플라워 라이스’는 셰프가 매일 수산 시장에서 구해온 싱싱한 생선을 활용해 만든다. 이날 준비한 생선은 대삼치로, 쫄깃한 육질과 훈연으로 바삭해진 껍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금태와 병어뼈를 활용한 퓌메 소스에 딜과 파슬리, 레몬의 향긋함이 가미돼 훈연 향과 균형을 이룬다.

 

애피타이저인 ‘가리비 관자 세비체’는 클래식한 세비체를 재해석한 메뉴다. 겉만 살짝 구워 훈연 향을 입힌 가리비에 파인애플 조각과 절인 시소잎을 올린 뒤, 라임과 오이로 만든 주스를 곁들인다. 훈연 향과 파인애플의 상큼함, 시소잎의 발효 향이 공존하며 다채로운 플레이버를 느낄 수 있다.

 

아늑한 프렌치 다이닝 바, 해리스

 

샤퀴테리 & 피자 바 <패딩턴>, 아시안 누들 바 <체면가> 등 1년 단위의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였던 라파엘 리 셰프가 이번엔 프렌치 다이닝 바로 찾아왔다.

지난 10월 말 오픈한 <해리스>의 업장명은 셰프가 거주하던 호주 동네의 도로명에서 따왔으며, 공간 또한 용산구 주택을 개조해 호주 가정집의 아늑한 분위기를 구현했다.

 

대부분의 메뉴는 장작으로 조리한 뒤, 애플민트, 펜넬 꽃 등 셰프가 직접 발효한 다채로운 식초를 가미해 클래식 프렌치 특유의 묵직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셰프가 3개월간 직접 숙성하는 샤퀴테리와 레스토랑 밖의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식용 꽃과 채소등 <패딩턴> 시절에 선보이던 재료도 그대로 사용한다.

 

“무거운 프렌치 요리는 와인을 곁들여야 균형감 있게 즐길 수 있다”는 셰프는 가죽 향이 짙은 레드, 부드러운 화이트 등 컨벤셔널 위주의 와인 1백20여 종을 직접 준비했다. 붉은 가죽 소파가 늘어선 1층에선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단품 메뉴를 만날 수 있고, 프라이빗한 룸으로 구성된 2층에선 사전 예약 후제철 재료를 활용한 셰어링 코스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이번 레스토랑은 제이콥 헤드 셰프가 이어받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프랑스어로 ‘속을 채운 양배추 요리’를 뜻하는 ‘슈 팍시’는 프랑스에서 흔히 즐겨 먹는 가정식이다. 대구 필렛과 훈연한 아귀 간을 데친 사보이 양배추 안에 채운 뒤, 장작불에 빠르게 익혀 바삭하게 만든다. 양배추의 달큼함과 묵직한 훈연 향이 전면에 나오는 가운데 바스켓 소스와 수제 다시마 식초의 시큼한 킥을 즐길 수 있다.

 

‘제이 아티초크 그라탕’은 돼지감자를 활용한 변형 그라탕 요리다. 타임과 올리브오일에 버무린 돼지감자를 모르네이 소스와 섞은 뒤 오븐에 익히고, 그 위에 바삭한 돼지감자 칩을 올린다. 구운 돼지감자의 부드러움과 칩의 바삭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 해리스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24길 12-4 1층,2층 3층(한강로3가)

 

와인과 즐기는 전통 멕시칸 퀴진, 레푸히오

 

 

멕시코의 전통 스트리트 푸드를 맛볼 수 있는 와인 바가 지난 9월 중순 신용산에 오픈했다. 스페인어로 ‘피난처’를 뜻하는 업장명엔 코로나 기간 외식을 즐기지 못한 손님이 이곳에서만큼은 숨통이 트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권시현 오너 셰프는 지인을 통해 연이 닿은 멕시코의 조리학 교수인 루이스 프루토스에게 개인 실습을 받으며 멕시코의 스트리트 푸드와 전통 요리 코스 과정을 수료한 인물.

“타코나 부리토 외에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멕시코 요리를 전하고 싶었다”는 셰프는 이곳에서 라틴계 요리의 멕시코식 정통 레시피를 선보인다.

 

예를 들어 멕시코의 세비체는 원산지로 알려진 페루와 달리 재료를 잘게 다진뒤 토스타다에 싸 먹는 식이다. 와인 리스트는 신대륙 위주의 컨벤셔널 와인이 주를 이루며, 산해진미를 활용하는 멕시칸 퀴진의 특성상 레드부터 화이트, 스파클링까지 폭넓게 준비했다. 요청할 경우 셰프가 멕시코에서 직접 구해온 테킬라도 맛볼 수 있다. 다이닝과 함께 소규모 대관 행사를 염두에 둔 공간은 현대적이고 메탈릭한 분위기로 꾸려졌다. 공간 곳곳에 놓인 멕시코 관련 소품들이 알록달록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멕시코 국기의 3색을 표현한 ‘칠레스 엔 노가다’는 멕시코 독립기념일에 주로 먹는 고급 요리다. 현지에서 활용하는 고추인 칠레 포블라노 대신 맛이 비슷한 피망을 활용했으며, 껍질을 벗긴 뒤 달걀 머랭 옷을 입혀 폭신폭신한 식감을 만들었다. 피망 안에는 볶은 고기와 견과류, 과일을 채우고 겉에는 호두와 크림, 럼으로 만든 소스와 함께 석류, 파슬리를 올리는데, 소스가 가진 의외의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새우와 조개 관자 세비체’는 멕시코 가정집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요리다. 잘게 다진 생새우살과 조개 관자를 라임에 버무린 뒤 오이, 고수 등 채소와 시즈닝해 재료 각각의 맛이 신선하게 살아 있다. 흔히 알려진 페루나 칠레의 세비체와 달리 옥수수 토스타다 위에 재료를 듬뿍 얹고 핫소스를 곁들여 먹길 추천한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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