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 파묻혀 유유자적 보내는 이른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가 시대적 로망 중 하나로 급부상 중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시골은 ‘촌’스러운 이미지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지이자 힙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직접 장작을 패고, 텃밭 채소도 캐는 일은 번거로움이 아닌 이색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인적 드문 산골의 고요한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최근 몇 년 새 전국 곳곳에 흥미로운 콘텐츠로 단장한 시골 스테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감성 자극 플레이스부터 집 앞마당에서 경험해보는 운무, 혹은 사과 과수원에서 즐기는 피크닉까지…. 여행하기 딱 좋은 5월, 찾아가볼 만한 시골 스테이를 소개한다.
강화도 숲과 앤티크 스타일의 만남
호텔&펜션 무무
《 History 》
서울에서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던 화가이자 건축가 부부가 한적한 시골에서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강화도에 작업실을 지었다. 지인들의 방문이 많아 게스트용 공간을 별도로 지어 펜션으로 오픈했는데, 숲과 어우러진 낭만적인 스테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최근 객실을 늘려 무무호텔도 새롭게 운영 중이다.
《 Concept 》
‘깨진 사랑도 다시 붙이는 낭만적인 공간’을 위해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축을 계획했다. 호텔을 이루는 4개의 객실이 하나하나 독립적인 작은 오두막처럼 구현되면서도 대지의 원형과 주변 숲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게 지었다. 숲을 향해 디자인된 폴딩 도어를 설치해 침실과 숲이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유럽 앤티크 가구들과 소품으로 꾸민 호텔 내 <무무카페>는 오직 투숙객을 위한 공간. 도착하면 이곳에서 웰컴 티와 수제 디저트를 제공하며, 기획전도 열린다. 객실별로 정성껏 가꾼 정원은 사계 장미와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하다. 객실 테라스의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서도 정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강화도는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장화리, 동막해수욕장 등 노을 명소가 숙소에서 차로 10-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붐비지 않는 장소를 찾고 싶다면, 내리삼거리, 건평항, 창후선착장도 추천한다. 석모도 미네랄 온천에 몸을 담그며 노을을 감상하는 방법도 주인장이 강력 추천하는 코스다.
《 미식가이드 》
잔잔한 식탁: 강화도 특산물을 활용해 정갈한 한 끼를 차려내는 곳. 식당 바로 앞에 위치한 1백 년 전통 금풍양조장에서 빚은 막걸리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호텔무무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1066번길 12
고향의 푸근함이 듬뿍
물푸레 시골집
《 History 》
강화도 대산리의 작은 마을, 물푸레나무가 마당에서 자라는 ‘물푸레 시골집’은 주인장의 집안이 대대로 살아온 본가다. 한동안 마을 주민 쉼터로 활용되어왔는데, 생전 베풀기를 좋아했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이곳을 더 많은 사람이 고향집처럼 묵어갔으면 하는 마음에 숙소로 운영하게 됐다.
《 Concept 》
시골 할머니댁의 푸근한 분위기를 살려 서까래 등 한옥의 기본 틀은 그대로 간직하되 내부는 깔끔하고 정갈하게 시공했다. ‘안채’와 ‘사랑채’ 한쪽 벽면에 통유리창을 설치해 시골 정취가 느껴지는 푸른 논밭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처마 끝에 매달아놓은 메주 모양의 조명은 볏짚을 이용해 직접 만들었다.
마당에 도끼와 통나무가 마련돼 자유롭게 장작 패기 체험이 가능하다. 밤에는 야외에서 솥뚜껑에 바비큐를 구워 먹을 수 있고, 마당 텃밭에서 기르는 채소와 과일은 투숙객이 자유롭게 따서 먹을 수 있다. 여름에는 토마토와 수박이, 가을에는 고구마와 감자가 자라난다. 가을엔 뒷산에서 밤도 딸 수 있다.
숙소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위치한 ‘연미정’은 강화 8경의 하나로 꼽히는 문화재로, 월곶돈대 꼭대기에 세워져 파주, 김포군과 북한 개풍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교동도 대륭시장도 1970-1980년대의 감성과 정서가 남아 있어 주인장이 추천하는 여행지다.
《 미식가이드 》
강화집: 푹 고아낸 닭 사골 국물에 당면과 파를 듬뿍 넣은 닭곰탕으로 유명한 곳. 관광객은 물론, 강화도 주민도 즐겨 찾는다.
- 물푸레 시골집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해안북로611번길 9
포차가 있는 황토 하우스
소원재
《 History 》
유년 시절 시골에서 나고 자란 주인장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깊게 느꼈다. 그러던 중 강원도 원주 오지 마을에 한 터를 발견하게 됐고, 노후를 이곳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에 한옥과 황토 집을 손수 지어 숙소로 오픈했다. 숙소명은 주인장 부부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 Concept 》
황토 독채와 한옥 독채로 이뤄진 숙소는 원목 및 라탄 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지어졌다. 문과 창의 대부분은 창호문으로 완성해 한옥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소나무 등 각종 나무를 심은 드넓은 잔디 마당에는 한적한 시골 경치를 감상하며 ‘불멍’을 때릴 수 있는 벤치도 마련됐다.
숙소 바로 옆에는 실내 포장마차가 있다. 바비큐 공간을 좀 더 아늑하게 꾸며보자는 주인장의 아이디어다. 숯불, 솥뚜껑 바비큐 시설이 마련됐으며, 푸른 노래방 조명을 설치해 밤에는 포차만의 감성이 극대화된다.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도 있다. 한적한 시골에서 사우나를 하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다.
숙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젊은달 와이파크’는 미술관과 박물관, 공방이 합쳐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입구에 설치된 붉은 철제 건물은 예술가 최옥영 작가의 작품 ‘붉은 파빌리온’으로 이곳의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공방은 베이킹, 나무 공예,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미식가이드 》
초원가든: 고등어, 이면수, 갈치, 열기를 기름에 튀기듯 구워 바삭한 식감과 촉촉한 생선 살을 만끽할 수 있는 생선구이로 유명하다.
- 소원재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신림황둔로 1258-44
- [푸드&라이프] ‘촌(村)’스럽게 살아보는 마을 스테이-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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