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도쿄 올림픽 연기라는 악재를 맞은 일본, 외식업계 또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은 2월 16일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라는 공식 발표 이후 한달이 지났지만 별다른 호재 없이 음식점은 계속해서 불안에 떨고 있다.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음식점 경영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일본의 외식업계의 현황과 대처방안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했다.
전년도 비교 음식점 60%가 매출 감소
우선 매출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올해 2월과 작년 2월의 매출을 비교했을 때, 작년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한 사람은 60.2%로 나타났다.
2월은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이기 때문에 학교 임시휴교, 모임 자제 등의 움직임이 확산된 3월 이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무엇보다 큰 영향을 받은 부분이 바로 매출이다. 매출은 줄지만, 고정적인 세금이나 인건비는 계속해서 나가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고충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음식점은 매일 발생하는 매출액이 경영을 떠받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현금의 흐름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에 맞춰 일본은 정부나 지방 자치제가 융자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긴급경제대책으로 일정 조건을 갖춘 1세대당 20~30만엔(한화로 200~300만원 선)을 지급하는 방안과 매출이 급감한 음식점에 할인권과 상품권 발행 등을 담은 보정예산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지급 시기 등은 미정이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 ‘언제 수습될 것인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은 역시 매출 감소로 85.3%였으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응답이 72.5%로 뒤를 이었다.
중국을 시작으로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는 3월 11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전세계 감염자수는 70만명을 넘었다. 감염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음식점이 휴업하는 등 외식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도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하였고, 하루가 다르게 감염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수습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외식업계에서도 불안감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다수의 음식점에 매출 감소 등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용 지출이다. 조사 결과에서도 47%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임대료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도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임대료를 감면 또는 면제해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료’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이에 맞춰 정부도 감면해준 임대료의 50%를 분담하는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일본도 임대료와 식자재 비용, 인건비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경영자는 직원의 근무시간 조정, 식자재 업체와 조정하여 매입가 인하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맞춰 일본 정부도 3월 30일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자금 조달 지원 제도’를 발표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떨어진 음식점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제도와 일시적으로 휴업 중인 음식점의 근로자 임금을 나라에서 보조해주는 제도 등이 이에 해당된다.
고객이 안심하고 올 수 있는 안전한 매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되는 부분이 바로 위생관리다. 실제 음식점에서는 어떠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종업원의 철저한 손 씻기와 양치질 실시’가 83.1%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매장 청소 및 소독’이 68.9%, ‘조리 기구와 식기 소독’이 49.6%로 나타났다.
음식점은 평소에도 위생관리를 신경을 써야하는 업종이라고는 하지만, 고객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매장 청소와 종업원의 건강관리는 더욱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매장 경영자와 관리자는 코로나19의 대한 대비와 예방을 위해 관련 수칙에 따라 체크와 관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고정 매출 확보를 위해서 ‘테이크아웃’과 ‘배달’이 필요
음식점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매출을 회복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가장 많은 응답으로는 ‘홈페이지, SNS 광고 강화‘가 37.6%로 비용이 들지 않는 점과 매장을 자주 찾아주는 단골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답했다. 매장의 현황과 관리에 대한 정보를 발신함으로써 안전성을 알리고 고객과의 견고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테이크 아웃 판매 강화’와 ‘배달 판매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SNS를 이용하여 테이크 아웃과 배달 판매에 대한 공지를 올리고 이에 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이 많다.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한 외출자제로 배달과 테이크아웃 매출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일본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또한 외식업계의 어려운 처지를 돕기 위해 다양한 기업이 지원에 나서고 있다. Gigi(지지)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앱 ‘고치메시’에서는 소비자가 앱을 통해 식사비를 먼저 결제한 후, 코로나19가 수습된 뒤에 가게를 방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자체에서도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후쿠오카시에서는 아르바이트 구인 앱 ‘타이미’와 지역정보지 ‘낫세’, 자전거 대여 서비스 ‘메루챠리’ 등 3개사가 협력하여 음식점의 테이크아웃 배달 서비스를 지원해주고 있다. 많은 음식점이 참여하여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운영 방법으로는 효과를 얻을 수 없는 음식점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점이다.
‘영원한 밤은 없다. 아침은 반드시 온다’
앙케이트에 대한 답변 중에서는 평상시와 동일하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영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변도 다수 있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는 타격을 받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방문해주는 고객을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도리라는 것이 이유였다.
코로나19가 일본 외식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전세계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과 국민의 응원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