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 전라북도 소도시로 떠나는 미식 여행 (2)

진안

진안고원 한가운데 솟은 한쌍의 봉우리, 마이산은 말의 귀를 닮아 지은 이름처럼 자연이 빚어낸 진안의 마스코트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산기운을 듬뿍 받으며 겨울 산행을 즐겨도 좋겠다. 등산 후 뻐근해진 심신은 홍삼 스파로 풀어보자.

마이산이 보이는 노천 온천에서 즐기는 스파는 겨울 여행의 백미다.


신비로운 돌탑과 역고드름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약 2km 정도 산책을 즐기다 보면 돌산을 배경으로 돌탑이 80여 개 늘어서 있는 마이산 탑사의 기묘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임오군란이 일어났던 뒤숭숭한 시기, 이갑용 처사가 어두운 세속을 한탄하며 백성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렸다고 전해진다.

 

역고드름도 이곳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겨울철 저녁, 정한수 그릇에 물을 떠놓으면 다음 날아침 하늘을 향해 솟구친 역고드름을 볼 수 있다는 것. 돌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저녁엔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고, 바람이 수직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 얼음 기둥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분석이 있다.

 

  • 마이산 탑사
  •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367 마이산탑사

홍삼으로 즐기는 보양 테라피

 

진안 홍삼 스파는 동의보감의 근원인 양생을 기초로 하여 설립된 국내 유일의 홍삼 한방 스파로 마이산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진안의 특산물 홍삼을 활용한 스파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데, 특히 어린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태극 버블 센스 테라피. 홍삼 거품을 이용해 피부 마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감성 스파다.

이 밖에도 홍삼 입욕제를 넣은 개별 욕조에서 명상을 즐기는 아로마테라피, 홍삼 머드팩을 얼굴에 바르고 습식 사우나를 즐기는 하모니 테라피 등이 눈에 띄며, 마이산이 보이는 하늘정원에서는 노천 온천도 할 수 있다.

 

  • 진안홍삼스파
  •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길 16-10

마이산 등갈비 골목의 터주대감, 벚꽃마을

 

마이산은 봄에는 화려한 벚꽃길을, 겨울에는 신비로운 역고드름을 보러 오는 등산객의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곳이다.

 

 

마이산 탑사로 향하는 등산로 초입에는 등갈비구이를 파는 식당 예닐곱 집이 나란히 늘어서서 먹자골목을 이루고 있다. 등갈비를 굽는 고소한 냄새가 거리에 가득해 출출한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벚꽃마을>은 이 일대에서 처음으로 등갈비구이를 팔기 시작한 식당이다. 가게 앞에 있는 참나무 장작 가마부터 범상치 않다.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장작 위로 등갈비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직접 만든 거라 투박하지만 쓸만합니다. 공기 순환으로 익히는 시중 가마와 다르게 장작 열로 훈연해 고기가 마르지 않고 수분을 간직하며 익어요. 한 입베어 물면 육즙이 입안 가득 터지죠.” 동상진 대표의 설명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곳도 처음엔 등산로에 위치한 여느 가게처럼 삼겹살, 목살을 더덕구이와 함께 팔았다.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등갈비 한 판을 식구끼리 먹으려고 숯불에 구웠는데 관심을 보이는 손님이 많아 본격 판매하게 됐다.

초반엔 진안 흑돼지를 사용했으나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워 자연스레 수입산을 쓰게 됐고, 해동시킨 냉동 등갈비에서 나는 잡내를 없애기 위해 그라비올라 추출액과 함께 저온 숙성하는 방법까지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수입산을 다양하게 써봤지만 미국산 등갈비가 육질이 부드럽고 잡내가 적어 선호한다고. 목살 또한 육질과 식감이 좋은 미국산을 숯불에 구워 제공하고 있다.

 

 

지역 별미를 다양하게 맛보고 싶지만 단품으로 여러 개 시키기엔 부담스러운 여행객을 위해 세트 메뉴도 마련했다. 더덕 장작구이 세트를 주문하면 등갈비와 목살구이는 물론, 더덕구이, 도토리묵무침, 된장찌개, 매일 아침 만든 10여 가지의 반찬이 한 상 가득 나온다.

 

표고버섯 가루를 넣은 고추장 양념을 발라낸 더덕구이는 진안의 명물답게 짙은 향이 일품이고, 목이버섯, 아주까리, 노지 시금치, 고사리 등 진안의 산과 들판에서 캐낸 갖가지 나물과 버섯으로 만든 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해 자꾸만 손이 간다. 식당 문을 열 때부터 관광지 물가에서 탈피하고, 가족에게 먹이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자는 철학을 지키고 있다는 동 대표.

 

지난 23년간 한자리에서 1인 2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갓 구운 고기 구이와 제철 수제 반찬들로 푸짐한 한 상을 차려내는 이유다.

 

  • 벚꽃마을
  •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209

진안 특산물을 한껏 담은 한식 코스, 동몽원

 

 

전주, 완주와 맞닿은 진안 부귀면에는 산이 감싼 논밭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하며 한정식 코스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마이산의 산세처럼 동글동글한 황토집 모양이 인상적인 <동몽원>이다. 남도가 고향인 임숙재 대표는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한 진안에 반해 20대에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거취를 옮겼다.

 

아이 동童, 어리석을 몽蒙을 써 ‘가장 순수한 존재’라는 뜻인 상호명은 진안의 순수한 매력을 내포한 것이리라. 발효식품에 관심이 많아 처음엔 양조장을 했다. 손대중, 눈대중으로 양조했던 어르신들과 달리 정확한 계량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돈을 꽤 벌었다고. 하지만 양조장이 있던 자리가 용담댐 수몰 지구가 되면서 사업을 접었고, 지금의 부귀면으로 터를 옮겼다.

 

 

남편이 손수 지어준 현대식 한옥에서 찻집과 민박을 운영하며 장도 담가 팔았다. 장을 끓여달라는 손님 요청에 밥과 국을 내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당이 된지 어언 25년째다.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며 겸손해했지만 가게 한 편에 진열된 20년 된장부터 도자기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내는 플레이팅까지 곁눈질로만 봐도 숨은 고수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진안은 찹쌀이 유명해서 고추장도 맛있다,

 

채소가 단단해서 김치가 무르질 않는다, 콩이 알차서 장 맛도 좋다는 등 그녀의 요리 설명은 모두 진안 예찬으로 이어졌다. “고원지대라서 일교차가 커요. 그래서인지 농산물들이 단단하고 질감이 살아 있지요. 저는 이 좋은 재료들을 심플하게 조리할 뿐이에요.”(임 대표)


 

 

<동몽원> 정식은 진안 특산물이 총출동한 한식 코스다. 우선, 알맞게 구운 표고버섯과 직접 짠 들기름, 흑임자죽이 나오고, 이어서 도토리묵탕, 들깨탕 등 두 가지 탕이 나온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속을 달래니, 고추장 더덕구이와 샐러드가 등장한다. 채소로 먼저 배를 채운 뒤, 바질 양념에 숙성시킨 삼겹살구이로 단백질을 보충한다.

이후 밥과 함께 김치, 나물로 구성된 찬을 즐기고, 콩수프처럼 담백한 청국장과 연탄 난로에 구워낸 잡곡 누룽지로 뜨끈하게 마무리한다. 손님 요청 시 소불고기를 추가로 내오기도 한다. 멸치, 새우, 마늘, 양파, 천일염 등으로 만든 천연 조미료를 간장 양념에 섞어 고기를 3일 이상 숙성시킨 뒤, 버섯, 채소와 함께 볶아낸다. 야들야들한 식감과 달짝지근한 맛은 종종 오는 외국인 손님에게 인기 만점이란다.

 

  • 동몽원
  •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부귀면 운장로 54-9 동몽원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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