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30만원 안팍의 매출로 폐업 위기를 맞은 한 레스토랑은 최근 국밥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꾼 후 매출이 180만원대로 올랐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도 어려웠던 처지에서 줄서는 점포 반열에 오른 것.
식당이 망하는 사회적 이유는 끝도 없이 댈 수 있다. 식당 수가 인구 86명당 1개일 정도로 많은 데다가(일본의 2배 수준), 생계형 창업도 많다.
우리나라에는 매년 80만~90만영이 창업을 하고 비슷한 숫자가 폐업을 한다.
손님이 뜸해 장사가 안되어서, 선택한 업종이 유행이 지나서, 경쟁업체가 너무 많이 생겨 업종을 변경하거나 아예 문을 닫고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종 변경이 많은 대표적인 분야는 카페, 시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식전문점들, 저가 고깃집들, 경쟁력없는 분식점이나 유행이 지난 스몰비어전문점 등이다
이와 관련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 집기 등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여 업종변경 창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최소 3년간의 매출액을 월별로 분석해 매출 곡선이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면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결정해야 한다. 업종을 바꿔 재 창업하는 것 역시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보다 경쟁력 있는 아아템에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덧입힌다면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재창업 시 제1원칙은 기존 매장의 입지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업종전환 시 여유자금이 충분치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업종으로 변경할 경우 조리기술과 음식의 맛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기존 단골고객마저 잃게 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가령 삼겹살전문점의 경우는 ‘무한리필구이전문점’이나 ‘특수부위구이전문점’, ‘정육식당’ 등으로 업종변경을 하면 불판이나 주방, 시설집기류를 재사용할 수 있고, 사업자 또한 고기구이전문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어 업종변경 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실례로 감자탕집에서 특수부위고기를 주력으로 하는 고기전문점으로 업종변경 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모서리집’이 이에 해당된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회처럼 포를 뜬 ‘모서리살’이다. 돼지 어깨 위 모서리에 있는 특수부위를 주력 메뉴로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모서리집 고대점'의 경우 감자탕집에서 업종을 변경, 기존 매출의 3배 이상의 신장을 보이고 있으며, 모서리집 구로디지털점과 잠실점 또한 업종 변경으로 자릴 잡은 케이스다.
육류전문 프랜차이즈로 육류 수입, 가공, 유통을 직접 진행, 유통단계를 줄여 가맹점 공급가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동시에 신선한 육류를 제공하고 있다.
포항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던 강모씨(45)는 죽전문점 ‘죽이야기’로 업종을 변경해 전보다 5배가량 높은 매출을 기록중이다. 최근 ‘죽 카페’는 규모가 작은데다 운영이 간편해서 테이크 아웃 카페 대체 업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업종 중 하나다.
죽이야기로 업종변경한 이유에 대해 강 씨는 “운영하던 김밥집의 매출이 수개월 간 10만원 내외를 기록하자 업종변경을 하게 됐다. 한식 업종을 찾던 중 죽은 유행을 덜탄다는 판단으로 온가족이 회의를 해서 업종을 변경하게 되었다. 죽이야기의 경우 죽을 비롯해 볶음밥, 덮밥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판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손님 유치의 폭을 넓힐 수 있겠다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의 판단은 주효했다. 죽이야기 포항점은 영양죽 31종 외에 볶음밥, 비빔밥, 육개장, 누룽지탕, 유기농주스 등 다양한 한식요리와 함께 항아리커피, 유기농스낵, 영유아를 위한 이유식까지 판매하며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선 사례와 달리 유사업종으로는 더 이상 회생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설 때에는 투자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새로운 업종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 좋다.
새로운 업종으로 재창업 고려 시 주의할 점은 트랜디한 유행아이템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변경하고자 하는 업종의 동향과 틈새시장 등 다양한 정보 수집은 기본이고, 해당지역의 상권 재조사는 필수다.
이에 해당하는 사례로 레스토랑에서 ‘국밥전문점’으로 성공적인 재창업을 한 곳이 있다.
분당 서현역 인근서 10여 년간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최근 나주곰탕 전문점으로 재창업한 ‘바우네나주곰탕’ 서현점주가 그 주인공. 그는 하루 평균 30~60만원의 저조한 매출로 적자가 계속 누적되면서 업종변경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2층 점포라는 입지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외식아이템을 찾던 중 빠른 회전율과 상대적으로 유행에 덜 민감한 한식, 그중 국밥업종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적으로 지금의 브랜드로 간판을 달았다.
“본사 담당자와 정확한 상권 예측과 장, 단점을 논의한 후 리모델링에 필요한 비용을 실행가로 견적 협의했다. 이후 공사기간을 최단시간으로 단축해 약 10일간의 시설개조공사와 병행하고, 본사 직영점 조리교육 이수해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했다.”
이렇게 업종변경 후 10일만에 바우네 나주곰탕 운영을 시작한 분당서현점은 현재 2층 매장에서 하루 12시간 운영하여 일 매출 180만원이라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기요인으로 그는 “몸은 좀 힘들어도 ‘밥집’이 최고다. 24시간 가마솥에서 고아낸 좋은 고기와 맑고 진한 육수로 곰탕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특히 80g 푸짐한 고기가 들어간 맑은 나주곰탕을 6천원이라는 가격으로 든든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서현역 인근 직장인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늦은 시간에도 해장국을 찾는 손님들이 있어 향후 영업시간을 연장 운영하는 방향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동네상권에서 영업 중이던 많은 치킨호프주점과 배달형 치킨전문점들의 경우 밥과 술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가정식 술집 및 포차형 주점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
2백여개의 가맹점을 오픈하며 성장한 퓨전요리선술집 '꼬지사께'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이곳의 경우 업종변경을 희망하는 사업주들에게 개설 비용을 최소화한 선택형 맞춤 창업시스템과 차별화 된 주점컨셉을 제공, 경쟁력을 잃은 동네주점이나 스몰비어주점을 성공적으로 재탄생시켰다.
‘꼬지사께’는 일본의 이자카야와 한국의 포차를 혼합한 새로운 형태의 신개념 한국형 이자카야다. '선술집으로 떠나는 맛기행'을 컨셉으로 본사 RDT 연구개발부서를 주축으로 매년 2회이상 정기적인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저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꼬지사께'만의 하우스 사케를 개발하는 등 외식 트렌드와 소비동향에 맞는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충남 아산에서 스몰비어를 운영하던 이모씨(33)는 퓨전 한우육회 이자카야 ‘육회이야기’로 업종을 변경한 뒤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산 테크노밸리점’은 남자점주가 9~10평의 스몰비어 매장에서 육회이야기로 업종변경을 통해 소자본창업을 한 케이스로 업종변경을 한 후 월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했다.
“아산 상권은 주변에 크고 작은 술집이 모여 주점이 형성되어 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삼거리 코너에 위치해 있다. 안정적인 상권이 형성된 건너편에 비해 개발이 진행중이어서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당일 도축한 신선육으로 만든 고급 한우 육회를 200g에 1만5천원에 제공하는 가격정책과 1인당 1만원에 소주, 맥주, 사케 3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무한주류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타깃 고객확보에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다.
육회이야기는 본사에서 업종 변경 시 간판 교체를 무료로 지원해 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며, 가맹 10호점 오픈 시까지 가맹비와 교육비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업종 변경이 100%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상권과 맞지 않거나 경쟁력없는 업종을 택하면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업종 변경을 할 때는 인근 상권 특성, 경쟁상황, 최근의 창업 트렌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상권이 좋아도 업종과 어울리지 않는 자리가 있다. 새로 하고자 하는 업종의 타깃 고객층과 상권 입지조건이 잘 어울려야 한다.
변경하는 업종이 유행을 타는 업종이면 수명이 짧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재창업후에는 적극적인 오픈 마케팅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변신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정식 오픈 전 리허설 기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것. 업무가 손에 익지 않은 상태로 영업을 시작하면 여러 가지 서비스 실수가 일어나서 오히려 고객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