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매운 요리를 주 1회 이상 먹는 사람이 15%, 한 달에 한 번 이상 먹는 사람이 55.8%로 과반수가 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주식회사 구루나비에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40대 일본 남성이 55%, 20대 여성이 48.3%로 매운 음식을 즐겨 찾는다고 조사됐다.
선호 이유에 대한 답변은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이 가장 많았다. 일본의 경우 좀처럼 집에서 매운 맛을 재현하기 어려워 주로 외식으로 즐기고 있고 답한 사람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3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일본 또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름을 나야한다. 최근 스트레스 해소 욕구로 매운맛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가 불황이고 삶이 고통스러울수록 매운맛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며 고통을 고통으로 이겨내는 이열치열의 원리인 셈이다.”라며 또한 “예년보다 더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현지서 ‘매운 요리’가 큰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운맛 트렌드’ 日 식품시장 확대 추세
일본 매체 닛케이트렌디에 따르면 현지에선 '게키카라(激辛: 몹시 매운)' 식품이 인기를 끌며 식품업계에서도 매운맛 바람이 불고 있다.
현지 ‘게키카라면’ 가게는 이 같은 인기를 보여주는 한 예다. 이 라면 가게에선 길게 줄을 늘어 선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03년 발매된 ‘폭군 하바네로’는 1994년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하바네로를 사용한 포테이토 스낵이다. 발매 첫 해에 약 3000만개를 출하하는 폭발적인 히트 상품이 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고춧가루 외 다양성과 새로운 매운맛을 찾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례로 ‘마라(麻辣), 해리사, 와사비, 산초’ 등 고추 이외의 매운 향신료나 조미료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산초를 첨가한 식품은 외식업체 메뉴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얼얼한 매운맛의 마파두부 양념을 비롯해 매운 카레, 라멘, 과자까지 출시되었다. 규동(소고기덮밥) 체인점 ‘스키야’에서도 얼얼한 매운맛의 규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매운 맛 확산세
일본에선 ‘한국 음식=매운 음식’이란 인식이 강하다. 일본의 와사비는 코로 강하게 느껴지는 매운맛인데, 한국 음식의 매운맛은 머리에 땀이 나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젊은 일본인들에게 특히나 인기다.
핫페퍼구르메 외식종합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이 좋아하는 매운 요리로는 1위 카레에 이어 2위 마파두부, 3위 탄탄면 순으로 나타났다.
한식 요리인 김치전골(4위), 김치돼지볶음(6위), 순두부찌개(9위)도 TOP 10안에 들었다. ‘언제 매운 음식을 먹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자극이 필요할 때’, ‘식욕이 없을 때’ ‘기운을 내고 싶을 때’라고 응답했다.
매운맛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한국식품, 특히 ‘불닭볶음면’ 등 매운 라면 소비가 일본의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중가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삼양라면의 일본 수출은 연평균 138% 성장했다. 주요 수출 품목도 2016년에는 감자라면, 김치라면 등이었지만 2017년부터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불닭 브랜드 제품으로 확장됐다.
삼양 재팬은 유통 현지화를 추진하면서 판매 채널을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확대하고 일본 현지 수요를 고려해 용기면의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일본시장에서 매운맛 트렌드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라며 "일본 특성에 맞게 간편 및 편의 상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면 한국산 매운 맛 제품의 인기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