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이후 일본의 주요 음료기업 3사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더욱 수치가 악화될 정망이다. 이에 일본 코카콜라는 자판기 판매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산토리, 아사히 등 경쟁사가 자판기 판매 비중을 줄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코카콜라가 자판기 시장 전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역행하는 정책을 취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기경영계획 첫해부터 위기 봉착
코카콜라 보틀러즈 재팬 홀딩스 사장 ‘캘린 드라건(Calin Dragan)’ 올해 1분기 결산설명회에서 “2024년 중기경영계획의 첫해부터 이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코카콜라는 78억 엔(약 87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월, 2월의 매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3월에는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작년에만 해도 코카콜라의 자판기사업은 음료사업 매출총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사업이었으나 올해는 실적악화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긴급사태선언이 있던 4월에는 코카콜라의 자판기를 통한 음료 판매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일본 국내 음료 자판기 보유대수 3위 아사히 음료는 올해 1분기 결산자료에서 자판기 사업의 3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4월은 -35%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자판기 보유대수 2위인 산토리는 구체적인 감소 수치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코카콜라, 아사히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자판기 사업 강화 방침 발표한 코카콜라
이럴 듯 음료기업 3사 모두 올해 자판기 매출 부진에 겪었지만 코카콜라와 다른 기업들과 달리 자판기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코카콜라는 2018년 여름 폭우로 공장이 피해를 입으며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자판기 시장 경쟁 격화로 2019년 580억 엔(약 6,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거액적자 상황을 타개하고자 작년 8월 350억 엔(약 3,900억원) 상당의 비용 절감안과 함께 자판기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시장점유율을 늘려 시장 반등 시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코카콜라의 계획과 달리 자판기 시장 전체는 축소되는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과 드럭스토어 등의 유통채널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
일본 자판기 시장 트렌드 '항균', '비접촉', '전자화폐'
코카콜라는 다가오는 여름철 최대 매출이 나오는 백화점 등 상업시설, 공공교통기관, 병원 등에 설치된 자판기 3만 대에 바이러스를 99.99%까지 제거하는 항균필름을 부착할 계획이다.

또한, 소비자의 비접촉식 소비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4월부터 수이카(Suica), 나나코(Nanaco) 등 전자화폐 사용이 가능한 ‘멀티머니대응자판기’ 17만대를 도입했다. 또한, 올해 안으로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신용카드로 비접촉 터치식 결제 기능을 도입한 자판기 1만 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제2파)으로 원격근무가 증가하며 자판기 매출이 좋던 학교, 역주변, 사무실 빌딩도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주기적인 자판기 소독작업, 비접촉식 전제결제 도입 등은 유지비용을 높일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