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고생하고도 남는게 별로 없어요...”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배달앱이 등장하면서 국내 외식업계는 배달전문점이 주를 이루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배달 외에는 답이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음식점의 배달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7월까지 온라인 배달음식 거래액은 이미 8조 원을 넘어섰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조기에 재고 소진이 될 정도로 배달시장이 특수를 누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취재하며 만난 자영업자들의 입에서는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공동 출범한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에서 실시한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가맹점 10곳 중 8곳(79.2%)은 배달앱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서울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사장 B씨는 “코로나가 발생하고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하지 않아 홀 손님이 적다보니 배달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3곳을 사용 중이다. 배달앱 중개수수료, 배달비, 포장용기 등 빠지는 돈이 많아 마진율이 낮다. 최소주문금액인 8,000원을 팔면 순이익은 15% 미만이다”고 밝혔다.
배달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한 E씨는 “배달앱으로 지출하는 비용은 확실히 부담이 크다. 매월 정산내역을 보면 정률수수료, 광고비, 결제대행 수수료 등을 차감한 금액이 들어온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할인쿠폰, 리뷰 이벤트라도 진행하면 고생한 것에 비해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관련 커뮤니티를 봐도 배달앱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성토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배달앱으로 주문이 들어올 경우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 식품외식경영이 취재한 자료를 토대로 외식업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수수료를 비교해 본다.
배민으로 15,000원(음식값+배달팁)주문이 들어온 가맹점주는 원재료비 4,200~4,800원, 배달대행료 4,000원을 우선 지출하게 된다. 배민에 지불하는 비용은 울트라콜(광고비) 1,035원+결제대행 수수료 315원+할인 1,000원을 합한 2,350원이다. 매출에 16%를 차지한다. 정률제인 오픈리스트로 주문이 이뤄질 경우에는 광고비대신 주문수수료 816원이 나간다.
요기요의 경우 주문 건당 12.5%(부가세 별도)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위와 동일 금액으로 주문이 이루어지면 주문수수료 1,500원+결제대행 수수료 450원+할인 1,000원을 더한 2,950원(매출의 19.7%)을 요기요에 지불한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배달통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오른 쿠팡이츠는 주문수수료가 15%(부가세 별도)로 가장 높다. 쿠팡이츠는 배민라이더스, 요기요플러스처럼 통합 배달 플랫폼(주문중개+배달대행)이다.
주문 한 건당 가맹점주는 주문수수료 1,800원+결제대행 수수료 450원+점주부담 배달비 4,000원을 쿠팡이츠에 지불하는 구조다. 배민, 요기요와 다르게 가맹점주 부담 배달비를 쿠팡이츠가 수취한다. 판매금액의 51%(6,160원)가 배달플랫폼 비용으로 나간다. 쿠팡이츠는 손님부담 배달비 2,000원을 더한 8,250원을 정산해 가져간다.(*단, 프로모션 기간 주문수수료 1,000원)
배달 수수료, 광고비를 제외한 금액에서 식재료비와 고정비(인건비, 임대료, 배달대행 월 회비), 부가세 등을 빼야 정확한 순수익이 나온다. 수익률을 올리려면 주문 객단가가 높아져야 하지만 1인 주문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와플브랜드를 운영하는 E점주는 “재료비율이 높은 메뉴는 거의 남지 않는다. 배달앱에서 보내주는 정산내역을 볼 때 마다 씁쓸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 안 쓸 수는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 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