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일본의 곤충식 전문점 라이스앤 서커스(米とサーカス)의 매장 3곳(다카다노바, 시부야 파르코, 킨시초)에서 곤충 음식 박람회 ‘미래의 식탁’이 진행된다.
현재 일본 식품업계에서는 곤충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메뚜기라면, 매미 숯불구이, 전갈 오야키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이색적인 곤충 요리를 만나볼 수 있었다.
SDGs 실현시킬 수 있는 곤충식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달해 식량난이 심각해질 것이란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3년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식을 인구 증가와 지구 온난화의 해결 수단으로 꼽은바 있다.
유엔에서 2015년 채택한 17가지 지속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중 기아 문제, 기후 변화 대처, 육상 생태계 보호·복원 3개 항목에 대해 곤충식이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세계 인구 77억 명 중 8억 2000만 명이 영양 부족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6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식량 비상사태가 임박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대표적인 곤충식인 귀뚜라미의 경우 100g당 포함된 단백질량은 소(21.2g), 돼지(22.1g), 닭(23.3g)에 비해 귀뚜라미가 60.0g으로 월등히 높다. 게다가 필수 아미노산, 철분, 미네랄, 비타민 함량도 풍부하다. 가루 형태로 제작이 쉬워 운반, 보관, 섭취이 용이해 기아 문제에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인 온실 가스배출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8%로 높다. FAO에 따르면 동물성 단백질 1kg을 생산할 때 소 2.8.kg, 돼지 1.1kg, 닭 0.3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귀뚜라미는 동일한 양의 단백질을 만들 때 0.1kg의 온실 가스만 생성한다. 소와 비교했을 때 1/2800 수준이다.
곤충은 사육을 위해 사용하는 물과 먹이의 양도 가축에 비해 현저히 적다. 동일한 단백질을 생산할 때 소는 22,000L, 돼지는 3,500L, 닭은 2,300L의 물이 필요하나 귀뚜라미는 4L면 해결된다. 성충까지 자라는 기간이 35일 내외로 빠르고 작은 공간에서도 사육이 가능해 환경 파괴 문제도 억제할 수 있다.
정통 일식 메뉴를 곤충식으로 탈바꿈
라이스앤 서커스는 이번 행사동안 일본인이 좋아하는 라멘, 오야키 등 정통 일식 메뉴를 곤충식으로 재해석했다. 14종류의 곤충을 사용해 9가지 메뉴를 선보였다.
메뚜기라멘은 나가노현산 메뚜기만을 사용해 국물을 우려낸 깊은 맛의 간장 라멘이다. 라멘 위에 토핑으로 메뚜기튀김과 파 등 각종 고명을 올려 마무리했다. 첨가해 먹을 수 있는 수제 메뚜기 식초도 별도로 준비돼 있다. 담백하고 고소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980엔(약 10,500원)이다.
가장 화제를 모은 음식은 단연 전갈 오야키였다. 오야키를 한국의 전처럼 만들어 전갈 한 마리를 통재로 넣었다. 전갈이 바삭바삭해질 때까지 천천히 굽는다. 전갈이 그대로 보이는 압도적인 모습이 인상적으로 가격은 1480엔(약 16,000원)이다.
곤충 6종 모둠튀김은 가을에 영양상태가 좋아 제철인 장수말벌, 메뚜기, 물방개, 물장군, 웜, 땅강아지로 구성됐다. 여러 가지 곤충식을 체험해보는재미를 준다. 이외에도 말벌을 올린 레몬사워, 매미를 숯불로 구워낸 매미 숯불구이, 웜 하시마키(오코노미야키를 젓가락에 만 음식) 등이 있다.
라이스앤 서커스 관계자는 “곤충식은 아직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고, 사람에 따라 외형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일도 많다. 하지만 식량으로만 봤을 때는 기존 소, 돼지 등을 훌륭히 대체할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 생태계 조성, 코로나로 가속화 될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곤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