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 종류의 차와 튀김을 즐길 수 있는 찻집이 일본에서 화제다.
2016년 9월 도쿄 가쿠게이다이가쿠(学芸大学)에 오픈한 ‘차와리(茶割)’는 독특한 컨셉으로 대중과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매장을 키웠다. 올해 3월에는 도쿄 메구로에 2호점을 오픈했다.
조합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100종류의 차
‘차와리(茶割)’에선 10가지 차와 10가지 술을 조합해서 100종류의 오차와리(お茶割り), 술에 차를 섞어 마시는 일본 음료)를 손님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茶割’을 운영하는 Sang-mele의 타지미 토모타카 대표는 이를 ‘조합의 예술’이라 말한다.
“외식업을 시작한 계기는 바이올리스트로 한달에 1회 정도 연주하던 음식점이 2013년 폐점하면서였다. 당시 음식점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지만 관련 경험이 전무해 거절했다. 그 뒤 단골이던 바가 문을 닫자 직접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차를 다양하고 폭넓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 ‘100’이라는 숫자를 컨셉으로 내세웠다. 우선 술과 혼합할 차를 선정했다. 센차, 구키차(녹차줄기차), 호우지차(녹차잎과 녹차줄기를 커피처럼 로스팅해서 만든 차), 얼그레이, 현미차, 자스민차, 메밀차, 아와반차(흑차), 말차 그리고 월과 주 단위로 바뀌는 ‘한정차’를 매장 인근의 찻집과 상의해 골랐다.
술과 섞어서 오차와리를 만들었을 때 차가 가지고 있던 개성을 잃지 않는 점을 기준을 총 10가지 차를 선정했다. 비슷한 맛이나 향이 나면 메뉴의 폭을 키울 수 없어 계속 제조하고 마셔보면서 엄선했다. 그렇게 차를 고르는데 반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또한, 술은 소주, 아와모리(오카나와현 특산 소주), 고구마소주, 진, 럼, 위스키, 브랜디, 카시스, 자몽 소주와 매달 바뀌는 ‘이달의 술’로 10종류가 있다.
오차와리 메뉴 중 인기가 가장 많은 것은 상괘한 맛의 ‘구키차(녹차줄기차) × 진’, 화려한 향을 즐길 수 있는 ‘얼 그레이 × 브랜디’ 그리고 ‘현미차 × 소주’이다. 타지미 대표가 더 맛있는 오차와리를 만들고 싶어서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것이 ‘현미녹차소주’다. 시중에 판매하는 현미차와 술을 섞으면 현미의 특성이 날아가 버려 찻집에서 비율을 조정해줬다.
닭고기 부위와 소스로 100가지 안주 메뉴 탄생
오차와리와 마찬가지로, 카라아게(닭튀김)도 100종류의 메뉴가 있다. ‘차와리(茶割)’에서는 닭 6종류, 오리 2종, 타조 2종을 포함한 10종과 소스 10종을 조합해 100가지 튀김 메뉴를 선보였다.
사용하는 닭고기 부위는 허벅살, 가슴살, 껍질, 사사미, 간, 모래주머니, 염통, 닭 날개, 닭 연골, 목살로 10가지이다. 소스는 소금, 간장, 유자 후추, 매실, 카레, 와사비, 난반(간장 소스 일종), 고수, 토사 식초, 그리고 매월 바뀌는 '이달의 소스' 10종이다.
추천 조합은 ‘목살 × 토사 식초’로 시라가네기(파의 흰 부분을 가늘게 채썬 것)와 양하를 듬뿍 얹은 튀김이다. 고기 부위와 소스에 따라 튀김의 맛이 변화하는 것에 놀라는 손님이 많다.
현재 ‘차와리(茶割)’ 매장은 9평의 가게로 카운터 10석, 테이블 8석의 작은 가게지만 한달에 약 300만엔의 매출을 내고 있다. 객 단가는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300엔 정도다. 다양한 조합으로 자신만의 차와 튀김을 만들 수 있어 여성 고객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타지미 대표는 “오차와리를 파는 전통적인 선술집은 들어가기 힘든 이미지인데 ‘차와리(茶割)’는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성공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합을 통해서 100가지 메뉴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영업을 준비하기도 편하다. 손님 입장에서도 매일 와도 질리지 않는 것이 ‘차와리(茶割)’의 강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