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커피사업에 도전한 결과 호되게 고생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니 어느새 3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3달이 되던 날 매출을 체크해 보았다.
지옥을 맛보았던 첫 날 매출과는 다르게 20만 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 월세에 비해선 아직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조금씩 일이 풀리다보니 여유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고, 손님과도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업장을 찾은 단골 한 손님이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었다.
‘여기는 사장님도 좋고 커피도 맛있는데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아요. 그쳐?’
부정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로스팅을 하는 커피 전문점이었지만 6년 전 인천 소래포구 상권에서 이름 없는 카페가 고가의 프랜차이즈와 대등한 가격대를 받고 있었으니(아메리카노 3,800원) 손님 입장에서는 분명 비싸다고 느꼈을 것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스페셜 티를 이정도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으나 손님의 입장에서는 네임벨류(name value)가 낮은 커피숍이기 때문에 구매에 있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계속 이 가격을 고수하기도 부담스럽고 가격을 내리기도 아쉬운 상황에서 소비자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 날부터 여러 단골손님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필자의 물음에 한 손님은 아무렇지도 않듯 ‘사장님은 조금 덜 벌고 우리는 조금 더 오면 되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가격이 지금보다 더 내리면 손님들이 더 올까요?’라고 반문을 하자 단골손님은 ‘누가 가격을 내리래요~?! 좀 더 주라고요~ 서비스로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날부터 손님들께 더 제공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생각한 방법은 커피의 양을 늘리는 것이었다. 테이크아웃을 하는 손님들에게는 너무 좋은 방법이지만 매장 내에서 드시는 손님이 많았던 만큼 십중팔구 커피를 남길게 뻔했다.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음료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메뉴 설정도 다시 해야 하니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두 번째 방법은 쿠폰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었다. 이미 쿠폰이 있었으나 손님들이 말하지 않으면 적극 권하지는 않고 있었고, 쿠폰을 원하는 손님도 없었기에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마지막 방법으로는 커피 이외의 디저트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손님은 무조건 좋아하겠지만 직접 만들지 않으면 원가가 높아질 것이 뻔했다.
‘그래. 내가 좀 더 고생하고 많은 손님들이 즐겨주시면 좋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디저트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커피콩 초콜릿’을 접하게 되었다. 커피콩만한 구멍이 수십 개가 뚫려 있는 몰드에 초콜릿을 중탕하여 부은 뒤 고소함이 뛰어난 콜롬비아의 원두를 박아서 커피 콩 모양의 디저트를 완성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 작업하여 오는 손님께 2알 서비스로 나가고 더 원하시는 손님들을 위해서 포장을 하여 판매를 하였다. 크기도 작고 2알밖에 제공되지 않았지만 서비스로 제공하며 오시는 손님들께 필자의 정성을 보일 수 있었고, 손님들도 그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정성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일주일에 한번 작업해 놓던 커피콩들도 이틀에 한번 혹은 매일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 몸은 고되었지만 즐겁게 만들 수 있었다.
‘한 끗의 터치로 진정한 내 매장을 만들어 보자.
그것이 고객이 원하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비결이 될 것이다.’
<다음 편은 업무최적화 1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