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뒤덮었다.
‘설마, 괜찮겠지!’, ‘메르스만 하겠어?’라고 말하며 현실을 부정했지만 2016년도 세계를 뒤덮었던 메르스의 공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하면 새발에 피였다. 적어도 장사를 5년 이상한 자영업자라면 메르스 때의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거리를 보며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기억 말이다.
월 매출이 5000만원인 E음식점에서 연락이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 지역이라서 며칠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도 없어질 줄 알았고 장사에도 전혀 타격이 없을 줄 알았다고 하는 것이다. 근데 예상치 못하게 확진자가 생겼고 이틀째 거리에는 사람한명 다니지 않는다고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지 물어보는 문의였다. 필자도 직접 메르스를 겪은 기억이 있어서 그 당황스러운 마음을 알기에 단숨에 업장을 찾아갔다.
'사장님! 바이러스 때문에 저를 부르셨으면서 왜 업장에는 소독겔 하나도 없는 건가요?'
‘바이러스가 금방 지나갈 줄 알았죠. 근데 상황은 이렇게 되었고요. 어제도 약국과 마트를 다녀왔는데 미리 사지 않아서 약국에서도 구할 수 없지 뭐에요.’ ‘사장님! 급하시면 소주라도 쓰셔야죠! 없다고 그냥 계시면 어떻게 합니까?
E사장님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얼마나 가슴이 무너지고 답답할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두손 두발 들고 있을 수는 없었다. ‘사장님! 이러실 때가 아니에요!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시죠!’
직원을 불러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어떻게 해서든 소독겔을 찾아달라고 부탁드렸다. 두 시간이 지났을까? 직원은 힘든 기색이었지만 웃으며 소독겔과 스프레이를 구해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소독겔은 카운터 앞에 놓고 모든 손님이 업장을 찾을 때마다 문 앞에서 직원이 대기 하고 있다가 손 소독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대문짝만한 전지를 사와서 글씨를 적기 시작했다. ‘모든 손님을 위해, 모든 손님의 손을 소독해드리겠습니다.’, ‘손님을 위해 더욱 더 청결을 지키겠습니다.’라고 써 붙였다.
실제로 오시는 손님의 손만 소독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앉을 의자와 테이블도 손님이 앉기 전에 즉석해서 소독했다. 거리에 손님이 많지가 않아서 업장을 찾는 손님은 줄 수밖에 없었지만, 업장을 방문하는 손님은 이런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떨어진 매출을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배달이라고 판단하고 바로 주방을 깨끗하게 청소하기 시작했다. 직원 두 명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4시간을 청소하니 주방에서 광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방 전체가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고 업장 포스에 저장된 DB를 이용하여 모든 손님께 사진을 보낸 뒤 ‘바이러스 때문에 안심이 안 되시겠지만 고객님들을 위해 저희가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세 시간이 지났을까?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홀 쪽은 여전히 손님이 뜸했지만 그 손님들이 배달을 시키니 매출은 기적적으로 전만큼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 좋지 않은 시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이러스까지 기승이니 자영업 사장님들의 한숨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을 것이다. 필자가 그 사장님들의 마음을 100퍼센트 이해한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건강관리 잘 하시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내시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