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제조업 사장님의 로드샵 오픈기]
‘내가 제조해봐서 아는데, 길거리 장사 그거 별거 아니라니까?
호기롭게 이야기한 T사장님은 뷔페와 커피 프랜차이즈에 디저트를 납품을 하는 제조공장의 사장이다. E공단에 들어가서 일한지도 10년이 지난 T사장님은 특유의 저돌적인 리더쉽으로 직원들과 친분도 두텁고 거래처들도 꽤나 오래된 곳이 많아서 무슨 일이든 자신 있게 해내고 거침없이 공장을 운영해나갔다. 하지만 모든 제조업자는 항상 느끼고 있을 갑을의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에 제조 공장을 운영하면서 로드샵 오픈을 준비하고자 마음먹은 것이었다.
‘사장님! 제조업하고 또 다른 것이 로드샵 운영이에요. T회사의 제품을 저도 보고 먹어봐서 알지만 뷔페에서 쓰는 기술력과 로드샵에서 쓰는 기술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사장님도 아시잖아요. 로드 매장이 쉽다고 생각하시면 정말 큰일 나세요.’
‘상관없어요. 이미 들어갈 곳도 정했고 아이템도 정했습니다! 전 결정했어요!’
T사장님은 필자의 만류에도 사업 확장을 결정했다. T사장님은 예비업장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면서 빈 공실로 안내했다. 근처 골목상권에는 눈에 띄는 것이 크게 없었지만 맞은편 수제 마카롱 가게가 눈에 띄었다.
‘전 저 마카롱집 앞인 이 자리에서 마카롱 가게를 오픈할 생각이에요.’
‘사장님! 그래도 그렇지 왜 마카롱 가게 앞에다 마카롱 가게를 오픈하시는 건가요?
‘아! 이 가게 뒤에가 제가 사는 단지에요. 뭐 이 지역에서 20년 이상 살았으니까 지인들도 많고, 수제 마카롱 가게를 시장 조사차 들러봤는데 이미지나 맛은 뛰어나지만 개당 가격에 3000원이더라고요. 제조 공장을 갖고 있는 내가 싼 마카롱을 손님들에게 내놓는다면 나름 학생이 많이 다니는 이 골목에 어울릴 거라 생각했죠.’
‘사장님 말씀을 들으니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경쟁 업장이 길 건너 바로 앞에 있고 지인 장사의 장단점이 있기에 사업 구상에 있어서 조금 더 세밀하게 체크해봐야 할 것 같아요.’
‘에이! 남자가 정했으면 그냥 가는 거지! 머리 아프게 뭐 하는 겁니까?’
‘T사장님! 매장 오픈은 쉽지만 운영은 참 힘들어요. 제조랑 다른 것이 로드샵 운영이에요! 절 믿고 한 템포 쉬면서 차근차근 준비해보시죠.’
T사장님의 못마땅한 표정이 느껴졌지만, 의지가 확고하니 그 의견을 꺽을 방법이 없었다.
‘사장님! 사장님이 하시려는 사업을 더 이상 반대 안할 거니까 저랑 표 하나만 그려볼까요?’
‘아니 사업 준비하라고 불렀더니 왜 이렇게 하자는 게 많아! 바쁘니까 빨리하고 끝내요!’
‘사장님. 제가 사장님께 소개해 드리는 것이 SWOT라는 기법인데요. 업장 내부적인 환경을 분석하여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외부환경을 분석하여 업장이 얻을 기회와 위협요인을 찾아내는 마케팅 전략을 말해요! SWOT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의 약자인데요.
펼쳐질 상황을 종이 한 장에 정리할 수 있어서 사업 전에 참 요긴하게 쓸 수 있거든요. 사장님께서 마카롱 가게 앞에 마카롱 가게를 차리신다니 타 경쟁 업장과의 강점과 약점을 미리 계산해볼 수도 있고 여러 위협요인들도 이야기 할 수 있고요. 제가 우선 경쟁 마카롱 가게에 가서 제품을 사갖고 올 테니까 사장님은 아래 표에다가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생각들을 정리해보세요!’
찬찬히 글씨를 쓰던 T사장님의 안색은 점점 좋지 않아졌지만, 여전히 신경 안 쓴다는 제스쳐를 취하는 것이었다.
‘사장님! 그래도 예비업장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계시네요? 그럼 강점을 더 강점으로 만들어보고 단점을 보완해보실까요?’
<다음 칼럼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