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공존해야만 지속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만큼 서로간의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일부 외식 기업의 갑질 논란이 터지며 이를 막는 ‘오너리스크 방지법’까지 생겨났다. 상생 정책을 펼치며 가맹점과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여기 가맹본부와 ‘믿음의 고리’를 형성해 성공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창업한지 3년차에 접어든 킹콩부대찌개 광명하안점 김정순 사장(53)은 정해진 매뉴얼을 충실히 따르는 이른바 ‘FM스타일’이다. 항상 가맹점 우수 매장으로 꼽힌다는 김정순 사장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20년 경력 학원 원장에서 외식 자영업자로 변신
외식 창업 전 김정순 사장은 광명시에서 20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다. 아이들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지만 대형 학원이 들어서며 사업에는 침체기가 찾아왔다. 점점 학원 운영이 힘에 부치자 김 사장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 물색에 나섰다.
“백세 시대에 이제 인생 절반을 지나던 시점이었다. 학원을 하며 사람을 대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어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광명사거리 킹콩부대찌개 매장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매장 분위기, 음식 맛이 마음에 들어 계산하며 점주 분에게 물어보니 창업 아이템으로 적극 추천해 외식 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 사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가맹점 대신 가족점이란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외식 경험이 없던 자신도 믿고 의지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킹콩부대찌개 본사에 찾아가 상담을 하고 본사 직원과 함께 적합한 장소를 찾으러 다녔다. 마침 집과 가까운 곳에 자리가 나와 계약 후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킹콩부대찌개 본사에 일주일동안 가서 아침에는 이론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밑에 있는 가맹점에 내려가 실습을 했다. 장사는 처음이다 보니 본사를 믿고 매뉴얼을 준수하는데 가장 신경을 썼다. 원팩(One-pack) 시스템으로 준비돼있고, 매뉴얼이 세분화되어 있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가성비 뛰어넘는 프리미엄 부대찌개
킹콩부대찌개는 가성비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부대찌개 브랜드를 지향한다.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공깃밥, 라면사리 하나에도 가치를 높였다. 공깃밥은 흰쌀밥이 아닌 건강을 생각한 잡곡밥으로 제공하고, 라면사리도 검은콩 분말을 함유해 차별화를 이뤘다.
손님들이 매장에 왔을 때 언제나 동일한 맛을 느끼도록 부대찌개에 넣는 김치 산도도 세심히 체크한다. 산도 기준도 본사 조리 매뉴얼에 포함돼 있다. 킹콩부대찌개는 맛을 위해 유통기한은 짧더라도 냉동이 아닌 냉장 형태로 사골 육수를 공급해준다. 또한, 사리로 들어가는 햄도 국내산 비율이 높다.
신메뉴 주문 1위 달성한 직원관리 노하우
식당에서 고객 접점에 있는 사람은 홀 직원이다. 홀 직원은 ‘단순히 주문을 받는 사람’(order taker)과 ‘메뉴 판매가 가능한 사람’(sale person) 두 종류로 나뉜다. 당연히 사장이라면 영업을 통해 매출 증진에 기여하는 직원을 원한다.
“직원을 영업 직원으로 만드는 것은 사장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소속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손님이 들어왔을 때 인사부터 나갈 때까지 매뉴얼이 정해져 있어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매장에 ‘성공하는 킹콩 가족의 7가지 습관’을 붙여놓고 보면서 나부터 서비스 자세를 몸에 배도록 노력한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가장 먼저 활기 넘치는 인사로 맞이한다. 주문을 할 때에는 고객 연령대에 맞게 ‘섞어 부대찌개’, ‘리얼햄가득 부대찌개’, ‘만두전골’ 등 신메뉴를 권유한다. 직원들의 이러한 능동적인 자세 덕분에 광명하안점은 전체 가맹점 중 신메뉴 주문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데이터 기반 관리로 가려운 곳 긁어줘
킹콩부대찌개는 데이터에 기반한 가족점 관리 강화를 위해 푸드테크 기업 주식회사 외식인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외식인의 프랜차이즈 품질관리 시스템(FQMS)은 모바일 앱을 통해 매장 품질 점검을 실시하면 자동으로 품질보고서가 작성되는 서비스다. 킹콩부대찌개의 경우 가맹점이 오픈하면 운영 팀과 별도로 교육 팀이 초기에 집중적으로 방문해 매장을 관리해준다.
“본사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매장을 찾아 핸드폰을 들고 다니며 매장을 체크하고 보고서 형태로 내용을 공유해준다.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데 외식인의 FQMS란 서비스를 이용하고 본사 직원들이 문제점을 점검한 후 개선할 항목들이 바로 확인이 가능해 매장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다.”
외식인 앱에 들어가면 가족점의 매출 현황, 지속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 등을 전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말이 아닌 객관적인 지표로 매장 상태를 설명해줘 본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점주도 매장이 어떻게 개선되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어려운 시기 일수록 관리의 힘 느껴
코로나19가 외식 시장을 덮친 이후 김 사장은 관리의 힘을 체감했다고 한다. 혼자였으면 버티기 힘들었지만 본사의 든든한 지원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있다. 킹콩부대찌개는 매출 회복을 위해 ‘홈런즉석떡볶이’, ‘쫄만이’ 등 포장, 배달 전용 메뉴를 추가했다.
“코로나로 매장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사에서 배달 메뉴를 도입하며 매출 회복에 큰 도움을 받았다. 배달 기사가 음식을 가지고 떠나면 직접 손님에게 출발했다고 전화를 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이 적힌 스티커도 배달 음식과 함께 보낸다.”
또한, 그 동안 누적된 외식인 FQMS 품질보고서를 보며 여름철 민감한 위생 부분을 한 번 더 살피고, 냉장고 선입선출, 청소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한다. 김 사장은 맛, 서비스, 위생 등 품질 향상이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자신한다.
마음까지 배불러지는 매장으로 기억되고 싶어
손님은 식당에서 맛만 느끼고 돌아가지 않는다. 김 사장은 메뉴 하나를 시켜도 손님들이 대접받는 느낌이 들도록 최선을 다한다. 상을 세팅하면서 맛있게 먹으라고 말해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게 하고, 매장을 살피며 요청하기 전에 미리 부족한 반찬을 채워준다.
끝으로 김 사장은 “번거롭더라도 항상 조리 매뉴얼대로 마늘을 갈아서 부대찌개에 넣으며 초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손님들이 배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배불러서 돌아갈 수 있는 매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나중에는 지금 광명하안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로 다점포를 운영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