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의 손님의 발길이 끊긴 지역 상권을 살리고자 광고홍보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힘을 모았다. 홍보회사 리베르에서 학생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PR아카데미 소속 대학생들이 시부야 니쿠요코초에 ‘술 대학’이란 가게를 연 것이다.
시부야 니쿠요코초(肉横丁)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고기 골목이란 뜻으로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말고기 등 다양한 육고기 종류를 판매하는 곳이다. 신오오쿠보에 밀려 점차 젊은층의 유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가 터지며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Z세대 주머니 사정에 맞춰 1시간 무한리필 닭튀김 제공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 또래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양껏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로 매장 컨셉을 잡았다. 메뉴는 오직 닭튀김만 판매한다. 1시간에 1000엔(약 1만원)으로 튀김을 무제한으로 즐긴다. 여기에 스파클링 와인, 하이볼, 와인, 매실주 등 소프트드링크도 마실 수 있다.
유일한 메뉴인 닭튀김의 품질을 올리고자 학생들이 가게를 열고도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저렴한 뷔페의 조악한 메뉴처럼 보이지 않고자 요리책, 유튜브는 물론 튀김집 사장님의 조언을 구해 레시피를 개선시켜 나갔다. 맛이 점점 개선되며 손님들의 방문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메뉴를 튀김으로 한정한 이유는 주변 상점과 상생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니쿠요코초의 있는 다른 가게의 메뉴를 요청하면 배달해서 술대학 매장안에서 먹을 수 있다. 육초밥, 닭구이꼬치 가게 등이 술 대학과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즐거움 주고자 던진 주사위 숫자에 따라 술 양을 다르게 주거나 교가를 부르면 반값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이벤트를 열어 활기를 준다. 인근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는 1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학생들의 정보 교류의 장으로 인기인 '술 대학'
리베르의 PR 아카데미에 소속돼 지역상권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대학생은 총 20명이다. 그동안 기업의 요청 등을 받고 Z세대 눈높이 맞춘 홍보 방안 등을 기획해왔다. 출판사, 방송 제작사, 음식점 홍보 등 많은 실적을 올렸다.
이번 시부야 지역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는 2019년 가을 무렵 안건으로 나와 준비해왔다. 지역이 다시금 활기를 되찾으려면 20대 대학생들이 유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해 쿠로다 유스케 대표와 학생들이 방법을 논의한 끝에 직접 가게를 열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코로나로 대부분 대학의 강의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며 정보 교류할 기회가 없던 학생들의 커뮤니티 역할를 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맛있는 닭튀김이 있는 대학생 친목 장소'로 알려지며 점차 손님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아직까지 손님의 30%정도만 학생이고, 나머지 70%는 직장인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내점 비율을 6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이다. 학생들을 위한 취업 행사 등 교류의 장으로 이미지를 굳힐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11월에는 지방의 특산물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리베르의 쿠로다 유스케 대표는 “코로나 이후 한번 떨어진 손님을 다시 오게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꼭 해결해야할 과제였다. 학생들이 지역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생의 중요성, 포스트코로나 시대 광고홍보업계는 어떻게 대체하면 좋을지를 배우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