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캐러멜 시장 점유율 1위의 모리나가 제과는 2000년에 기념협회에 가입하며 6월 10일을 ‘우유 캐러멜의 날’이라 정했다. 서양의 간식이었던 캐러멜이 일본을 통해 동양권으로 퍼진지도 벌써 120년이 넘었다.
설탕, 우유 등을 섞어 만든 쫀득한 식감으로 어린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캐러멜은 일본에서 처음 출시될 당시에는 성인들의 담배 대용품으로 출발했다.
미국식 캐러멜을 일본에 최초로 들여온 모리나가 제과
1899년 일본 최초의 캐러멜 상품을 출시한 모리나가 제과의 모리나가 다이치로 창업주는 “11년간 미국에 머물고 돌아와 일본에는 아직 버터, 우유, 설탕 등을 사용한 영양가 있는 과자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에서 경험한 맛을 일본 국민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캐러멜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출시 처음에 캐러멜은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시 버터나 우유는 일본인의 기호에 익숙하지 않는 식품이었다. 모리나가 제과가 만든 캐러멀은 미국 스타일로 버터와 우유 함유량이 높았다. 또 다른 하나는 일본의 높은 습도로 인해 장마철 캐러멜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유제품의 양을 조정하고, 감귤류의 맛을 추가해 일본인 입맛에 맞게 캐러멜 제조 레시피를 수정해 갔다. 캐러멜을 졸이는 온도를 연구하고, 왁스지로 포장해 캐러멜의 보존성을 향상 시키는 등 수차례 개량이 이뤄졌다.
시간이 흘러 일본에서 유제품의 영양 가치가 주목을 받으며 점점 버터, 우유가 소비가 늘며 소비자의 거부감도 사라졌다. 입맛이 점점 서구화된 것도 캐러멜의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이에 모리나가 측은 기존 캐러멜 제품의 우유량을 늘려 ‘밀크 캐러멜’을 출시했다. 첫 출시 날은 1913년 6월 10일로, 지금 ‘우유 캐러멜의 날’의 유래가 됐다.
성인을 위한 담배 대용품이었던 캐러멜
지금과 달리 캐러멜이 처음 발매됐을 당시 모리나가 제과는 아이들이 먹기에는 다소 비싼 가격이라 생각해 ‘고급 성인 사탕’이라 포지셔닝했다. 실제로 제품 광고 포스터에는 말끔한 차림의 중년 신사가 캐러멀을 들고 있고 옆에는 ‘연초(담배) 대용’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어 캐러멜의 상징처럼 된 노란색의 종이 박스 제품이 나온 것도 같은 시기였다. 종이 상자를 이중으로 사용해 보존성을 높인 포장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밀크 캐러멜은 영양, 맛을 강조해 홍보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이루며 100년 이상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캐러멜이 큰 성공을 거두자 간사이 지역의 제과회사 글리코는 1921년 우유와 함께 색다른 첨가물을 배합시킨 제품을 개발했다. 글리코(グリコ)란 캐러멜 제품에는 바다의 우유라 불리며 영양소가 풍부한 굴 추출물이 들어갔다.
의약품 판매업을 했던 글리코의 에자키 리이치 창업주는 굴이 에너지대사에 중요한 글리코겐이 풍부하다는 기사를 보고 캐러멜에 넣어보자는 발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국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는 간식이면 어린이들도 기꺼이 먹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글리코란 이름도 글리코겐에서 따왔다.
이후 어린이 간식으로 성장한 캐러멜은 2007년부터 소비층 확대에 나섰다. 모리나가 제과는 60~70대를 대상으로 한 밀크 캐러멜 마케팅을 진행했다. 캐러멜은 산책할 때 먹기 딱 좋은 영양원이라는 ‘캐러멜 워킹 캠페인’으로 중년층으로 시장을 넓혔다.
밀크 캐러멜의 영양성분 중 80%가 탄수화물로 구성됐으며, 당질이 풍부해 즉각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양으로 운동,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캐러멜의 소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