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해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1인당 512잔. ‘커피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에서는 이미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매년 커피 소비량과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대한민국 커피 산업은 여전히 성장 중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이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 커피 전시회를 선보이는 서울카페쇼가 오는 8일부터 나흘간 전시에 참가하는 600여개 업체 및 향후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2019년 커피 산업 키워드로 ‘D.E.E.P’을 선정했다.
커피향이 ‘깊다’는 의미의 ‘DEEP’은 우선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수준이 전문가 못지않게 높아졌다는 점과 산업 측면에서 커피 시장의 산업적인 발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전문화된 소비자를 사로잡고, 지속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 주목해야 할 Design(디자인 의미 확장), Essence(본질에 집중), Eco-Essential(필환경), Personalizing(맞춤형 서비스)의 영어 앞글자를 조합한 단어이기도 하다.
D=Design : 디자인 의미 확장
카페투어가 취미와 일상으로 자리 잡고 SNS를 통해 이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카페 선택 시 디자인, 인테리어적인 부분은 그 자체로 카페를 가야 하는 이유가 될 만큼 중요해졌다.
서울카페쇼 사무국이 지난해 서울카페쇼 참관객 109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카페를 방문할 때 메뉴의 맛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로 ‘인테리어’를 1위로 꼽았다.
2019년에는 디자인의 의미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단순히 시각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플레이팅, 매장 분위기, 굿즈 등 카페를 아우르는 모든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져 차별화된 컨셉을 전달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통한 컨셉팅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Essence: 본질에 집중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국의 커피전문점 수는 총 7만9943곳에 달한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 고급화된 소비자의 입맛을 잡기 위해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는 로스터리 카페가 늘면서 소비자가 커피를 선택하는 기준 또한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린 ‘커피 본연의 맛’에 집중되고 있다.
E=Eco-Essential: 필환경
소비자와 커피 업계, 둘 모두에게 이제 ‘친환경’이란 키워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올 한해 업계와 소비자가 체감한 가장 큰 변화로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가 꼽힌다.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 정책 외에도 커피전문점과 업계에서는 자발적으로 친환경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필환경 시대다.
엔제리너스커피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음료 뚜껑 ‘드링킹 리드’를 도입했으며, 투썸플레이스는 전면 인쇄돼 재활용이 어려운 일회용 종이컵을 모두 별도 디자인이 없는 무색컵으로 교체했다.
이번 서울카페쇼 역시 ‘친환경 특별관’을 조성해 일회용품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소재들을 소개했다. 친환경 특별관에는 플라스틱 대체제로 쓰일 수 있는 대나무 빨대, 야자나무잎 접시 등 에코 리빙 제품과 더불어 직접 연구개발을 거쳐 특허까지 등록된 쌀 빨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자연에서 6개월 이내로 생분해 되어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로 빨대와 일회용 컵 등을 교체해 사용하는 등 커피업계의 환경 친화적인 노력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P=Personalizing: 맞춤형 서비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의 취향은 십인십색에서 ‘일인십색’(一人十色)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업계도 보다 세밀하게 타깃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모바일 주문 앱 사이렌오더에 개인의 최근 구매 이력을 비롯해 매장 정보, 주문 시간대, 기온과 같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특히 지난 4월 판교H스퀘어점과 삼성역점, 구로에이스점 등 3개 매장에 현금 없는 매장을 시범 도입, 현재는 백여 곳으로 확대하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23가지 커피 종류와 함께 에스프레소, 더블 에스프레소, 그랑 룽고, 머그, 알토까지 총 5가지의 커피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어 취향에 맞게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로스터리 카페의 맞춤형 서비스도 더욱 세밀해지는 등 세분화된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사례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