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식품·외식업계에 불기 시작한 ‘뉴트로’ 바람은 중장년층과 젊은층 등 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그 인기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뉴트로는 ‘뉴’(new·새로움)와 ‘레트로’(retro·복고)의 합성어로, 젊은 세대가 익숙하지 않은 옛것을 새롭게 느끼면서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중장년층에는 과거 인기 제품의 재출시를 통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요즘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7080문화의 색다른 감성과 재미를 선사, 신선한 자극을 느끼게 해 지갑을 열게 하기 때문이다.
추억의 ‘따봉’, 단종된 8~90년대 제품 부활해 큰 인기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추억을 소환시켜주는 제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90년대 ‘따봉 열풍’과 같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시간이 흘러 단종된 제품들이 새로이 출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편의점 CU와 손잡고 ‘따봉 제주감귤 340ml’ 제품을 지난해 5월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출시 이후 9개월 만에 약 170만 캔이 판매됐다.
제품명인 ‘따봉(Esta bom)’은 1989년 델몬트 오렌지주스 TV광고를 통해 크게 화제된 포르투갈어로, ‘매우 좋다’란 뜻이다.
브라질 오렌지 농장을 배경으로 우수한 품질의 오렌지로 만든 주스임을 강조하기 위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제스처와 함께 ‘따봉’이란 광고는 당시 최고의 유행어로 사랑받았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당시 제품 및 광고를 경험한 30~50대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따봉’을 상품명으로 그대로 사용하고 패키지도 8090 복고 느낌을 그대로 재현했다.
자판기 우유맛 기억나니?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에서 선보인 자판기 우유 제품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남양유업과 홈플러스가 손잡고 지난해 12월 자판기 우유맛을 살린 ‘남양 3.4 우유맛 스틱’을 내놨다.
마스코트였던 코끼리 캐릭터와 색상, 글씨체 등 남양유업이 초창기에 선보였던 ‘남양 3.4 우유’의 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해 복고풍의 감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매일유업 또한 2017년 12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협업을 통해 ‘매일우유맛원컵’을 출시했다. 매일우유맛원컵은 당시 사흘 만에 품귀현상까지 빚어졌고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50만개를 돌파했다. 현재도 세븐일레븐 음료부문 ‘원컵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올라있다.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분말형 우유 ‘매일우유맛 오리지널 스틱’을 선보였다. 분말형 우유는 기존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해 건조한 후 가루 형태로 만든 탈지 분유가 주원료다. 물을 부으면 다시 액체 상태의 우유가 된다.
분말형 우유가 인기를 끌자 남양유업과 홈플러스도 손잡고 지난해 12월 자판기 우유맛을 살린 ‘남양 3.4 우유맛 스틱’을 내놨다. 마스코트였던 코끼리 캐릭터와 색상, 글씨체 등 남양유업이 초창기에 선보였던 ‘남양 3.4 우유’의 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해 복고풍의 감성을 살렸다.
단종된 80년대 빵 재출시·추억의 도시락 등 선봬
SPC삼립은 1980년대에 출시했다가 단종된 ‘우카빵’과 ‘떡방아빵’을 재출시했다.
1984년 출시된 ‘우카빵’은 빵 속에 우유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제품으로,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내용물에 크림을 추가해 부드러움과 고소한 맛을 더욱 살렸다. ‘떡방아빵’은 1989년 출시됐던 제품으로 빵 안에 찹쌀떡을 통째로 넣어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이전보다 큰 찹쌀떡을 넣었다.
편의점 CU는 7080 감성을 입힌 도시락 2종을 출시했다. ‘CU 추억의 도시락’은 노란색 양은 도시락을 보자기에 싸서 다니던 7080세대의 도시락을 콘셉트로 기획된 상품으로, 분홍 햄과 문어 모양 비엔나소시지, 어묵볶음, 김치볶음 등 그 시절 인기 반찬을 담고 흰쌀 밥 위에 달걀 프라이를 얹어 푸짐함까지 챙겼다.
오는 21일 출시되는 ‘CU 추억의 경양식’은 접시 하나에 담겨 나오던 경양식집 함박스테이크를 도시락으로 재현한 상품이다. 두툼한 함박스테이크에 데미글라스 소스를 얹어 친숙한 맛을 냈다. 경양식 단골 사이드 메뉴인 마카로니 샐러드와 웨지감자, 깍두기도 한 켠에 담았다. 해당 상품들은 양은색 패키지로 복고 감성을 전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서울우유의 역사를 보여주고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을 겨냥한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레트로컵’ 3종을 출시했다. ‘1949년 특설 밀크홀컵’, ‘1965년 균질우유컵’, 1994년 앙팡컵’ 등이다. 이 제품들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80여년 역사 중 상징적인 연도를 선정하고 그 해 제작된 프로모션 컵에 새로운 감성이 덧입혀 제작됐다.
업계 관계자는 “1980~1990년대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한 뉴트로 제품들은 1020대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한 소재’로 다가가고 3040대에게는 ‘추억의 맛’을 소환하는 매개체가 된다”면서 “여러 소비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복고 감성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