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업에 대한 전문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지속 성장 중인 사업자들이 있다. ‘종로시민식당’의 이성우 대표가 그렇다.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얘기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맛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종로시민식당’의 이성우 대표. 그가 지금의 전문성을 쌓기까지 투자한 시간은 총 8만여 시간. 하지만 그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창업자 자질로는 열정과 전문성이 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열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열정은 가끔 거짓말을 합니다. 어떤 때에는 열정이 끓었다가, 때로는 의기소침해져요. 반면 전문성은 열정을 계속 유지시켜가는 힘입니다. 창업에서 망하는 사람은 전문성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됐으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지요.”
이성우 대표는 공부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 매장 앞 빗질을 할 때도 이어폰을 귀에 꼽고 온라인 강연을 듣는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시민식당의 소식과 음식점 창업과 관련된 살아있는 정보를 공유한다.
온라인마케팅과 상권전문가 과정을 배우며 업에 활력을 되찾았다는 그는 매일 매장에 나가 일하면서도 현재 한양사이버대 외식프랜차이즈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종로시민식당은 29센티미터 비밀의 명품 삼겹살과 신박한 메뉴구성으로 SBS나 KBS같은 미디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 종로 대표 맛집 중 하나다.
“2014년 종로시민식당의 문을 열고 열심히 달려오면서 운 좋게도 지역명소로 입소문이 나고 손님들이 몰리면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3년, 4년이 지나면서 우물안 개구리가 된 기분이었다. 장사를 수년간 하다보면 시야가 좁아진다. 그때부터 마케팅과 경영전략 공부를 시작해 내 매장에 적용하고 있다.”
기업가 마인드와 경영 역량은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의 위기를 잘 버텨내기 위해선 달라진 시장환경에 맞는 사업전략을 펼쳐나가야 한다. 상품기획, 마케팅 모두가 매일매일이 새롭다.”고 강조한다.
종합상사 출신 IT기업 퇴사하고 외식업에 도전하다
인생의 종합예술이 창업, 어려움 극복하면 짜릿한 기쁨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창업’과 ‘취업’ 밖에 없고 취업한 사람들도 누군가 창업한 회사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소비, 생활양식에는 누군가가 창업한 사업들로 넘쳐난다. 누군가의 필요가 있는 곳에 창업이 있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뜯어보면 무수한 사업 아이템들이 얽혀있다.”
젊은 시절 창업에 대한 욕구가 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잘나가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음식점을 창업했다는 이대표.
이 대표는 흔히들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직장인 출신 창업자다.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후 97년 대기업 무역상사 거쳐 2000년에 미국 실리콘벨리 IT회사의 한국지사에서 10년을 근무했다.
“종합상사 입사면접 때가 기억이 난다. 당시 면접관에게 내 사업을 하고 싶어 종합상사에 입사지원을 했다 말했다. 그때부터 내 사업,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 특히 종로 낙원동서 오랫동안 설렁탕집과 돈까스전문점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영향인지 외식업을 하고 싶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서 퇴근후, 주말 시간을 투자해 한식자격증을 이수하고 일식과 양식과정도 공부했다. 회사 인근 식당부터 유명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특히 1년 넘게 부모님이 운영 중이던 돈까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그렇게 식당 운영에 대한 감을 쌓아가던 그는 점점 외식업만이 가진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고 2014년 10월, 종로구 돈화문로5길에 200석의 삼겹살 전문 식당인 ‘종로시민식당’이 문을 열었다.
‘신념과 철학’으로 원칙 지키는 게 코로나 시국 생존비결
본질에 충실해야 성공,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
“우리나라 음식점의 경쟁은 질이 아닌 양의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엉터리 식당이 너무 많다. 서비스가 엉망이고, 고객이 열 번을 가도 알아보지를 못한다. 불만을 제기해도 대충 처리하기도 한다. 경쟁의 양을 보지 말고, 질을 봐야 한다.”
종로시민식당은 한돈 삼겹살이 유명한 식당이지만 직장인 회식을 위해 와규 등심, 와규 꽃살과 와규 안심덧살 등 최고급 품질의 소고기도 준비되어 있다. 돼지고기는 생삼겹 외에 목살과 항정살도 있다.
식당의 본질인 ‘맛’과 서비스에 충실해야 이 시국에 살아남을 수 있다 강조하는 그의 식당은 돼지고기는 ‘선진포크’만을 이용한다. 종로구 전체에서 몇 안되는 한돈인증점 중 하나다.
소고기 또한 호주청정우 중 최고 제품인 와규를 사용한다.
종로시민식당만의 시그니쳐인 29센티미터 비밀의 명품 삼겹살은 삼겹살 중 가장 맛있는 부위 29cm 삼겹살만을 엄선, 선진포크 중 명품등급으로 가장 맛있는 갈빗살 부분까지만 선별해 사용하고 있다고.
29센티미터 명품 삼겹살에 대파, 양파, 버섯, 김치, 콩나물 등 찬류와 다양한 소스가 맛깔스럽다.
고기를 굽는 불판에도 신경을 썼다. 종로시민식당은 ‘천연 장수 곱돌 돌판’을 사용한다.
“삼겹살을 어디에 굽느냐는 것이 마치 고기 맛을 좌우한다. '천연 장수 곱돌 돌판'의 경우 열을 가하면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방출된 원적외선 열로 조리하므로 고기를 구웠을 때 육즙을 담고 있어 고기가 부드럽고 맛이 탁월하다. 무엇보다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 피해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손님이 지루해하기 시작하면 실패한다
고객만족전략 펼쳐라! 항상 새로운 시민식당
종로시민식당이 지역명소가 되기까지 입소문의 중심엔 이성우 대표의 맞춤형 고객만족 전략이 있었다.
고객 연령별로 중요한 소구 포인트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지금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상품을 기획하고 연구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민만족 3종세트’다.
“아삼육세트, 시민삼겹한판세트, 시민삼겹반판세트로 구성된 이 세트 메뉴는 가격적인 면에서나 품질적인 면에서 고객만족도를 극대화 하기 위해 만들었다. 소고기와 삼겹살 그리고 양념육인 제육이 아주 좋은 음식의 궁합을 만들어 낸다.”
그중 와규 삼겹 제육이 한데 담아 나오는 ‘아삼육세트’는 호주산 와규 꽃살(100g), 선진포크 명품 등급 삼겹살 (150g), 아쌀한맛의 제육볶음(200g)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여기에 서울 Top5김치 찌개와 와규구절판치즈볶음밥도 함께 제공된다.
또 종로시민식당의 시그니쳐 메뉴인 ‘와규 구절판 치즈볶음밥’도 효자 상품 중 하나라고.
와규, 김치, 콩나물, 오이, 당근, 양파, 99% 천연 모짜렐라 눈꽃치즈, 김가루와 참기름으로 정성껏 내오는데 맛 뿐아니라 시각적인 재미까지 잡았다.
또한 푸짐한 서비스도 인기에 한 몫한다. 이곳은 상추, 당귀, 치커리, 케일 등 8가지 쌈 채소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볶음밥용 냉장고까지 별도로 준비해 볶음밥에 최적화된 밥을 도자기에 보관하여 손님상에 내놓고, 고기냄새에 민감한 고객들을 위해 옷에 밴 냄새를 제거하고 주름을 펴주는 ‘스타일러’까지 비치되어 있다. 이 대표의 섬세한 서비스를 엿볼 수 있다.
점심 매출이 일반식당 만큼 높은 고기집
종로시민식당의 메뉴는 직장인을 위한 점심 식사부터 저녁 회식을 위한 고기류까지 완비되어 있다.
술 안주거리도 되면서 식사도 되고 단가도 작은 아이템 발견이 필수였다고 말하는 그는 점심 특화메뉴를 개발하는데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였다고.
좋은 돼지고기와 집에서 직접 맛있게 담근 김치로 ‘서울 5대 김치찌개’ 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시민식당의 김치찌개와 된장에 두부, 메줏가루를 넣어 특별한 쌈장로 맛을 낸 제육쌈밥이 점심 대표 메뉴다.
종로 현지 주민과 직장인들 그리고 종로귀금속상가에서 근무하시는 상인들에게 종로 가성비 점심맛집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장이 매장을 지켜야 성공한다
이성우 대표가 생각하는 자신의 성공비결은 무엇보다도 ‘초심’이다. 처음의 그 절박했던 마음을 잃지 않고 변함없이 달려온 것이 지금의 종로시민식당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은 꾸준히 노력한다. 그런 노력으로 메뉴 관리에서부터 직원 관리까지 가장 먼저매장에 나가 스스로가 직접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느낌이 오면 그 자리에서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구상하고 실행해보면 생각했던 그 맛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경영자인 동시에 여전히 ‘연구가’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직원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라고 말한다. 종로시민식당엔 5년 넘게 함께 한 직원들이 있다.
직원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키워주는 것이 바로 사장의 역할이고, 그렇게 키워낸 직원들이 사장에게 돈을 벌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왔을 때처럼 손님을 챙겨달라고 주문한다. “관심에서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 공부하는 외식사업가 종로시민식당 이성우 대표의 석세스 키워드 7
1.실전 경험 없이 창업하는 것은 실패확률 100%다. 음식장사를 하려면 계절변화 등 적어도 1년 한 사이클을 체험해봐야한다.
2. 변신 준비를 하라
2막인생을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필요한 분야의 교육이수, 별도의 공부, 시장 조사 등을 통해서 변신준비를 하라
3. 메뉴가 완성된 후에도 맛에 대한 탐구는 끊임이 없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음식점의 핵심인 맛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놓치지 않았다. 뭐든지 남다르게 차별화하려고 노력했다.
4. 품질유지를 위해서 식재료를 아끼지 않았다.
5. 과욕을 부리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전진하며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나갔다.
6. 직원이 돈을 벌어준다는 생각으로 직원과의 관계 유지에 신경을 썼다.
7. 수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려라
수익에 대한 지나친 기대보다는 일과 건강, 소득의 균형을 유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