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문화트렌트] 취향이 된 제로

건강함을 즐기는 생활양식, ‘헬시 플레저’가 낳은 또 다른 트렌드는 ‘제로’다.

먹는 즐거움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술 대신 술맛이 나는 논알코올을, 콜라 대신 제로 콜라를 손에 들었다. 어쩔 수 없이 마시는 대체제가 아니다. 이제 제로 음료는 맛만 두고도 기꺼이 찾는 하나의 취향이 되어가고 있다.

 

제로 알코올, 제로 슈거 음료가 등장한 역사는 짧지 않다. 최초의 제로 칼로리 음료인 ‘노 칼로리 진저 에일’은 1904년, 심혈관 질환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무알코올 맥주는 1919년 미국 금주법 시대에 도수 0.7% 미만으로 만들어졌다고 추정한다. 공통점은 기존의 음료를 ‘마실 수 없는’ 사람이나 상황을 위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후 1980년대부터 2000년 대에 이르기까지, 대기업의 주도 아래 다이어트 콜라와 다양한 무알코올 맥주들이 등장했을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존의 맛을 구현 하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맥주 회사도 광고에 임산부를 등장시 키며 특정층을 타깃으로 삼는 데 머물렀다.

무알코올의 진격

 

2022년 1월 등장한 ‘하이네켄 제로’의 글로벌 광고는 다르다. 콜라나 커피를 든 사람의 건배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던 시대를 지나, 당당하게 하이네켄 제로를 든 남자가 먼저 건배를 제안한다.

 

“CHEERS WITH NO ALCOHOL. NOW YOU CAN(무알코올로 건배. 이제 할 수 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마치 가늘게 연명해온 무알코올 시장에 진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듯하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세계 주류 시장 성장률은 0%에 가깝다. 그나마 맥주가 10% 남짓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2016년 약 13조원에서 2021년 약 19조원으로 껑충 성장했다.

 

 

시장 동향 데이터 추적 기업인 닐슨 IQ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2021년 대비 2022년 무알코올 음료 판매량은 20.6% 증가했고, 웨이트로즈의 ‘2023 푸드&드링크 트렌드’ 설문에 참여한 3천 명 중 30% 역시 지난 12개월 동안 무알코올 혹은 저알코올 음료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본래 술을 마시는 사람의 58%가 무알코올 칵테일을 선택한 적이 있다는 바카디의 ‘칵테일 트렌드 보고서 2022’는 더 큰 시사점을 남긴다.

 

마실 수 있지만 부러 무알코올 칵테일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드링크 비즈니스는 2023년 트렌드로 ‘무알코올 혹은 저알코올’을 언급하며, 음료 소비와 사교 활동을 아예 중단하는 ‘건조’한 상태가 아닌 ‘촉촉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며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파악했다.

 

2014년 시작된 영국의 ‘드라이 재뉴어리 DRY JANUARY (새해를 맞아 1월 한달 동안은 금주하자는 캠페인. 술 없는 1월, 금주하는 1월로 부르기도 함)’ 캠페인이 좋은 예시다.

 

일시적으로 금주를 권하는 캠페인에 머물러 있었지만, 2021년과 2022년 논알코올 스피릿 브랜드 ‘라이레즈 LYRE’S ’가 스폰서로 나서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해당 기간 동안 앱을 통해 등록한 사람들에게 논알코올 스피릿 1만 병을 제공하고, 영국 내 바에서 논알코올 칵테일 1만 잔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술을 판매하는 바들 과도 공생했다.

 

 

바와 다이닝도 새로운 ‘제로’ 라이프스타일에 적극 반응하고 있다.

런던 포시즌스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라 담 드 픽 LA DAME DE PIC >은 논알코올 페어링 메뉴를 출시했고, 토론토에는 최초의 논알코올 칵테일 바 <제로 드라이 바 ZERO DRY BAR >가 등장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논알코올 스피릿 브 랜드 ‘메멘토 MEMENTO ’ 주최 아래 2023년 1월 논알코올 칵테일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해외에 비해 시큰둥했던 국내 논알코올 시장도 가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은 역시 맥주다. ‘카스 0.0’, ‘하이트 제로’ 등의 대기업이 시장을 견인했고,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 등 수제 맥주 업계까지 뛰어 들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해외 무알코올 와인, 무알코올 RTD 칵테일 등도 수입되고 있으며 아예 해당 제품을 모아 소개하고 판매하는 사이트 ‘드링크어웨이크’도 신설됐다.

아직은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지배적인 바들도 대비를 하는 모양새다. 기존의 클래식 칵테일에서 알코올만 소다로 대체하는 형식이 아닌, 자체적 으로 개발한 논알코올 칵테일 메뉴를 메뉴판에 올리고 있다.

 

바텐더들이 논알코올 칵테일 메뉴 개발에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 배경 에는 논알코올을 마시는 손님의 상당수가 본래 술맛을 아는 사람들이라는 점에 있다. 알코올을 제거한 자리를 갖가지 향신료, 약재, 티 등을 이용해 보디감과 타닌감을 채우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제 ‘맛있어도 0칼로리’

 

맛있으면 0칼로리? 한 시절을 풍미한 유행어는 이제 ‘맛있어도 0칼로리’ 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제로 칼로리, 혹은 제로 설탕 제품 소비를 주도 하는 ‘제로슈머’의 층이 점점 두터워지면서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리서치 기업 ‘마켓앤마켓’(MARKET AND MARKET)에 따르면 탄산 음료 시장에서 다이어트 콜라, 다이어트 펩시, 코크 제로 슈거, 다이어트 마운틴듀가 시장 점유율 톱10 내 상위에 랭크됐다. 또 북미 설탕 대체 음료 시장은 2020년 36억4천만 달러에서 연평균 4.8% 성장해 2025년 46 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 예측했다.

 

국내 시장에도 상향등이 켜졌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제로 칼로리 탄산 음료는 2016년 9백3억원에서 2021년 2천1백89억원으로 급등, 지난해 3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콜라,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뿐 아니라 실론티 제로,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 티즐 제로 등 차를 베이스로 한 음료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마지못해 제로 콜라를 선택하던 시대를 지나 취향껏 맛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소주 시장에서는 ‘새로’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과당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로 소개되며, 4개월간 1백72억원가량을 판매했다. 당초 롯데주류의 목표였던 1백억원을 가뿐히 돌파한 것. 이에 따라 소주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하이트진로가 제로 시장 탈환을 위해 올해 1월 ‘진로 제로슈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두 제품 모두 0칼로리는 아니지만 기존 소주의 칼로리를 25-30%가량 낮춤으로써 2030의 지지를 받고 있다. 2023년 1월, 막걸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든 술에 열량을 표기하는 ‘주류 열량 자율표시제’가 실시됐다. 주류 시장에서도 제로 슈거, 저칼 로리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술의 도수가 아닌 술의 칼로리를 묻는 것으로 술자리 대화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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