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짜릿한 변화구, 세련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쿨한 퓨전재즈, 보더리스한 아트….
서울의 바와 다이닝 신은 그 어느 도시보다 역동적으로 하이브리드하고, 퓨전하며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
제철 식재료로 전개하는 지속 가능 식물성 퀴진부터 대사관저를 재해석한 프렌치 타이 레스토랑, 한국 제철 재료를 활용한 실험적인 퀴진, 무국적 타파스와 전통주의 페어링까지. 변화와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등장한 뉴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식물로 요리하는 식당 <레귬>
제철 채소로 지속 가능한 요리를 추구하는 식물성 기반 레스토랑. 지난 4월 신사동에 문을 연 이곳의 상호는 채소의 프랑스어로 완전 채식 요리를 제공하는 업장의 아이덴티티가 잘 표현되어 있다. 인테리어는 채소 고유의 색감이 돋보일 수 있도록 따뜻하고 담백한 컬러의 목재를 중심으로 디자인되었으며 화학 재료를 최대한 배제하고 천연 재료 위주로 시공되었다.
성시우 오너 셰프는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스와니예>의 오픈 멤버 출신으로, 각지에서 수급해온 채소를 활용해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홍천에서 구해온 굵고 단맛이 좋은 점보 아스파라거스, 제주 영실 표고버섯, 충주 수안보 나물, 원평 농원에 직접 방문하여 구해오는 허브와 식용꽃이 이번 시즌의 주재료다.
대표 메뉴로는 당근 시럽 커스터드에 호박씨를 올린 애피타이저 ‘호박씨 커스터드’와 오이에 퀴노아 샐러드를 채워 넣은 전채 요리 ‘오이와 퀴노아’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레귬>의 식기류 및 소품은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구성되며, 바질 씨앗이 들어 있는 명함은 그대로 화분에 심으면 집에서 허브를 키울 수 있는 센스 아이템. 100% 비건도 즐길 수 있는 주류는 이탈리아 파도라 와이너리 와인과 유기농 인증을 받은 영국 사무엘 스미스 브루어리 맥주로 준비됐다.
‘호박씨 커스터드’는 당근 시럽을 뿌린 두부 커스터드에 셀러리와 허브를 올리고 호박씨로 마무리한 애피타이저다. 녹진한 질감과 담백한 맛의 두부 커스터드와 은은한 단맛의 당근 시럽이 조화를 이룬 코스 초반의 입맛을 돋워주는 스타터 역할을 한다.
사용되는 그릇은 벼 껍질을 압착하여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고객이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운동에 동참하게 되는 1석 2조 효과의 참신한 아이디어 메뉴다. 오이에 퀴노아 샐러드를 채워 넣은 메인 메뉴 ‘오이와 퀴노아’는 오이에 고수 소스를 곁들여 먹는 전채 요리다.
채소 육수에 절인 오이 위에 멜론과 허브, 꽃을 올려 달큼한 멜론 맛과 신선한 허브 향이 두드러지는 메뉴다.
- 레귬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652 지상2층 207-2호
풍요로운 제철의 맛 <제철소>
한국 제철 재료를 활용한 실험적인 한식 퀴진. 1월에 문을 연 이곳은 <청담동6-1>의 오너 셰프 박세일의 두 번째 청담동 업장이다.
업장명은 제철 식재료를 재해석한 메뉴로 손님들에게 이색적인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연구소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노출 콘크리트와 남성적인 분위기의 철제 테이블, 빈티지 소품들로 구성된 인테리어로 한국적 레트로의 멋을 느낄 수 있으며, 주방 입구에 거꾸로 걸려 있는 ‘네 멋대로 해라’라는 액자는 <제철소>만의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
계절별로 바뀌는 이번 시즌 대표 메뉴는 봄 제철 생선인 도다리를 구워 쑥 소스와 곁들여 먹는 ‘자연산 도다리 구이와 쑥 타르타르’, 그리고 마장동에서 직접 구해온 치마살에 수제 육장 소스를 찍어 먹는 ‘마장동에서 직접 잡아온 생 치마살’이다.
전통주는 문경바람(대표 증류주)이나 청명주(대표 약주) 등 증류주부터 약주까지 다양하게 마련됐으며, 7개의 사과가 들어간 전통주 문경바람과 소다를 조합한 ‘제철소 하이볼’, 복숭아 증류주 도원결의와 복숭아 리큐어를 배합한 ‘복숭아 하이볼’이 시그너처 칵테일 메뉴이다.
봄 시즌 메뉴인 ‘자연산 도다리 구이와 쑥 타르타르’는 도다리쑥국을 재해석한 메뉴다. 담백하게 구워낸 도다리에 쑥을 갈아 만든 타르타르 소스, 생쑥, 통레몬이 올라가 도다리 특유의 담백함과 쑥 향이 주는 향긋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마장동에서 직접 잡아온 생 치마살’은 마장동에서 직접 선별해온 치마살에 청어알젓으로 만든 육장 소스, 직접 짠 100% 국내산 참기름을 곁들여 먹는 요리. 치마살은 육류 원물의 향미를 강조하기 위해 별도의 간을 하지 않았으며, 함께 나오는 사과채는 무거워진 입안을 산뜻하게 마무리해 준다.
- 제철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68길 11 웅찬빌딩 2층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