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Food & Book? 또 다른 F&B, 책과 외식의 만남

외식업에서 ‘F&B’란 음식과 음료(Food & Beverage)를 뜻하는 단어다. 이는 F&B 사업, F&B 매장 등 외식업계 이곳저곳에서 흔히 통용되는 단어였다. 그런데 앞으로는 F&B라는 말에 주석을 달아야할지도 모르겠다. 외식업의 새로운 트렌드인 음식과 책(Food & Book)이 외식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음식의 맛과 서비스라고 단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비 트렌드의 흐름상, 음식의 맛으로만 승부를 보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음식을 먹는 것이 단순한 구매를 넘어 경험적인 측면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보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경험을 하며 음식을 즐겼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인스타 마케팅이라 불리며 음식의 맛보다 예쁜 인테리어, 포토존, 색다른 경험을 우선적으로 홍보하는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흐름은 SNS와 유튜브 등 개인의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확산될수록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F&B 사업이 단순한 식음의 개념에서 문화의 개념으로 확장되면서, 최근 우리나라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번져가는 것이 바로 ‘음식과 책’의 콜라보다. 두 번째 F&B, 즉 Food & Book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F&B 매장과 책의 콜라보, 그 시작은?

필자는 지난해 5월 일본 후쿠오카의 ‘츠타야 서점’에서 인상 깊은 경험을 했다. 커다란 서점의 곳곳에서는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서점의 중간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음료가 끊이지 않고 주문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즐기는 손님들의 모습이 이미 츠타야 서점이 만든 문화에 잘 녹아든 것처럼 보였다.

 

 

우리나라에도 대형 서점은 많지만, 서점 안에서 책을 보며 음료나 음식을 먹었던 경험은 전무 했던 터라 당시의 풍경이 제법 낯설게 다가왔다. 또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니 평소보다 몰입하기 좋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일본어로 된 책들이 가득한 서점에서 2시간 가까이 머무르며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츠타야 서점은 책 이외에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의류, 주방기구, 생필품, 문구류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거기에 커피 홀더가 있어 커피를 마시며 혼자 책을 볼 수 있는 좌석이나, 노트북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카페형 공간도 있어 눈으로만 보아도 엄청난 집객률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츠타야 서점을 벤치마킹해 만들어 진 명소가 바로 서울 코엑스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이다. 정확히는 츠타야 서점에 영향을 받은 일본 사가현 다케오시립도서관에서 착안했다. 지난 2017년 오픈한 별마당 도서관은 약 850평이 규모에 7만여 권이 도서를 갖췄고, 책을 활용한 압도적인 인테리어로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 했다.

 

 

별마당 도서관은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이에 별마당 도서관에 들러 사진을 찍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코엑스 쇼핑몰의 매출 역시 크게 상승했다. 책을 활용한 집객력 확보가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한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점점 확산되는 Food & Book 트렌드

별마당 도서관의 성공이후 서울, 경기, 대구 등 여러 지역에서 책을 활용한 매장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아크 앤 북을 꼽을 수 있다. 별마당 도서관이 책을 활용해 손님들을 모아 주변 매장의 매출을 올렸다면, 이곳은 좀 더 본격적으로 서점과 음식점, 카페의 경계를 허물었다.

 

 

다양한 책을 읽고 구매할 수 있는 서점이 중간에 위치하고 그 주변을 식당, 음료, 문구점, 소품점 등이 둘러싼 형태라고 생각하면 쉽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아크 앤 북 서점을 둘러싸고 외식 브랜드인 오미식당, 샤오짠, 무월식탁이 입점해 경쟁력을 갖췄다.

 

거기에 식물학, 고디바, 태극당, 아티제 등 카페 및 디저트 매장들도 입점했고, 소품점인 Thingool 마켓도 입점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책과 음식의 경계를 허물어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안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에 들고 가서 읽을 수 있도록’ 차별화를 한 점이 가장 파격적이다.

 

 

또한 츠타야 서점처럼 여유롭게 매장 안을 둘러보며 쉴 수 있도록 군데군데 소파와 좌석이 마련됐고 팔걸이 쪽에는 컵홀더와 콘센트를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후쿠오카의 츠타야 서점과 유사하면서도 더욱 노골적으로 식당과 서점을 연결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명소는 책 4천여 권을 쌓아서 만든 아치형 터널로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명소로 알려지면서 급격히 인지도가 높아졌다. 책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사람들을 모아 집객력을 올린 뒤, 오래 머무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식음료와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성공시킨 사례다.

 

이런 흐름은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설원다식, 경남 창원의 엘리브, 대구 남산제빵소와 YES24의 콜라보 등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책이라는 문화를 활용해 F&B 사업이 ‘음식을 넘어 문화를 파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호기로운 출발,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

구매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음식이 절대적으로 맛있거나, 오랜 세월 쌓아온 내공을 가진 맛 집이 아니라면 고객을 불러올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고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침투할 수 있는 책이라는 소재는 F&B 사업과 나쁘지 않은 상성(相性)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서점에 가서 책을 읽다오는 문화가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에 F&B 매장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에도 최적이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Food & Book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호기로운 시작이 이뤄진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다만 아직 무조건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장기적인 입장에서 꾸준한 관리와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보수적인 소비자들의 경우 이미 서점과 식당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에 불편함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다양한 책들을 훑어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식당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와 사람들의 대화소리, 음료를 마시며 책을 보는 사람들 등은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아크 앤 북을 방문했을 때, 한 어르신은 밥을 먹으라는 건지 책을 보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매장에 입점한 대다수의 외식 브랜드가 인지도 높은 프랜차이즈라는 점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 사업적인 시각에서야 위험성이 적고, 동일한 맛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입점 시키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다. 그렇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서점 내에 위치한 작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밥을 먹기보다, 밖에 나가 더욱 제대로 갖춰진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질 수 있다.

 

‘시간을 때우기에는 정말 좋은 곳인데, 굳이 여기서 밥까지 먹어야하나?’ 라는 의견이 SNS를 통해 나오고 있는 것도 외면해서는 안 될 사실이다. 코엑스처럼 규모가 커서 집객력을 올리는 것이 주목적이거나, 책을 읽는 고객을 대상으로 음료나 소품 등을 단발적인 제품을 파는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책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경험’을 파는 것이기에 좀 더 신중하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새로운 경험과 편리함을 선사하는 시도가 계속되는 것은 박수를 칠 일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츠타야 서점과 아크 앤 북에서의 경험이 매우 인상 깊었고 다시 방문하고픈 의사도 존재한다.

 

하지만 독서와 식사, 책과 음식의 경계를 허문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해당 문화에 적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디테일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것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새로운 F&B는 이도저도 아닌 한 순간이 유행에 그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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