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부담 없이 나누는 맛을 그리다
프레드므아 청담
윤화영 셰프는 2000년대 초반 서울에서도 대중화되지 않았던 정통 프렌치 퀴진이라는 씨앗을 부산에 뿌린 선두 주자다. 이후에도 줄곧 그 길을 걷던 셰프가 다름 아닌 빵집을 연 건, 사람들과 마주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던 초심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프랑스인이 동네 편의점 가듯 편하게 드나드는 빵집의 모습이라면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을 것이라는 생각이 <프레드므아>를 완성시켰다.
건강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빵과 나쁜 빵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고객에게 알리기 위한 셰프의 의도는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가령 한 달 넘게 발효를 거치는 사워도우와 열흘 동안 만든 콘비프 조합으로 만든 ‘루벤 샌드위치’, 6개월에 걸쳐 만든 잠봉과 바게트의 조합인 ‘잠봉뵈르 샌드위치’라든지. 먹는 사람은 편안하게 집어 드는 샌드위치에 상당한 공력을 쏟아부었다. 셰프가 펼쳐 보인 샌드위치의 다양한 세계에 손님들이 차츰 발을 들이는 와중, ‘라 리스트 2025’에서 특별상인 ‘디스커버리 베이커리 젬’ 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우리 식생활에서 밀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고, 빵이 그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많은 레스토랑이 직접 빵을 생산하기 어렵고, 손님 눈높이에 맞는 빵을 찾기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매장을 찾는 손님은 물론 업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 프레드므아 청담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48길 52 지상 1층
가격 부담은 낮춰도 맛의 품격은 지킨다
오리지널 넘버스
특색 있는 메뉴로 고객에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 오랜 준비 끝에 오픈한 이찬양 셰프의 프렌치 기반 다이닝이다.
손님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던 참외 요리는 아쉽게도 철이 지나며 자연스레 내려놓았 지만, 대신 제철 맞아 맛이 오른 방어에 사과와 시소를 더한 새로운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여러 업장을 거쳐 마침내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스와 니예>의 헤드 셰프까지 올랐지만, 높은 가격대에 선뜻 지인을 초대하기 어려운 것이 아쉬웠던 그. 자신의 메뉴판에서는 0 하나를 지웠다. 대신 셰프 에게도 고행에 가까운 창의적인 테크닉, 고도의 비타민과 홍합.
섬세함을 요구하는 요리를 덜어내고 누가 봐도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공감할 수 있는 조합의 코스로 구성했다. 최근에는 디저트로 코냑과 배를 곁들인 우아하게 달콤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고. 메인 홀 한가운데 서비스 스테이션을 배치해 손님과 가깝게 호흡하는 모습까지 파인 다이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끔 신경 쓴 셰프의 의도가 곳곳에서 빛난다.
“오픈 첫해만 받을 수 있는 열두 자리의 하나로 선정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 그 선택이 후회되지 않도록 계속 발전하겠다.”
- 오리지널 넘버스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55길 24
기본을 지킨 맛에 경험적 재미를 얹다
마오
덴마크의 뉴 노르딕 레스토랑 <108>과 한국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를 거친 정영훈 셰프가 성수동에 오픈한 퓨전 베트남 레스토랑 <마오>. 하노이 스타일 베트남 쌀국수에 한국인 입맛을 고려해 개성 있는 메뉴를 완성했다. 백미는 오픈 이래 꾸준히 손님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푸짐한 토핑에 있다.
큼지막한 햄버그스테이크나 매콤한 닭발, 익히 아는 질감과 사뭇 다른 부드러운 질감의 닭 가슴살 등 메뉴별로 가득 얹은 토핑으로 풍성해진 한 그릇이 일단 시선부터 단숨에 잡아끈 다. 꽉꽉 채운 요리지만 레몬그라스를 가미한 수제 칠리 오일, 쪽파, 샬롯, 숙주, 라임, 고수 등을 골라 취향껏 맛을 완성할 수 있는 여백이 존재한다.최근에는 신메뉴 월남쌈을 선보였다.
역시 라이스 페이퍼와 타이거새우, 삼겹살, 등갈비라는 이색 조합으로 이곳만의 스타일을 전한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인이 좋아하고 맛있게 느끼는 조합이 무엇일까 늘 고민한다. 앞으로도 음식에 대한 열정을 가진 친구들과 같이 기본을 지키는 좋은 음식으로 손님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 마오
- 서울특별시 성동구 뚝섬로4길 21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