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달콤한 ‘비빔면’은 ‘빨간색’.
국내 식품시장에서 비빔면이란 이름을 달고 유통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모두 매콤새콤한 초고추장 양념을 기본으로 해 맛을 냈다.
하지만 최근 비빔면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들기름을 활용한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여름 비빔면 시장의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초고추장 양념을 섞지 않고 간장과 들기름만으로 맛을 낸 ‘하얀 비빔면’이 “신선하다, 맛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하얀 비빔면의 인기 요인으로 식품업계는 코로나19로 외식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그럴 듯한 한 끼를 해먹으려는 욕구가 는 점을 꼽았다.
해외 여행에 제한되고 국내 여행 인구가 늘자 젊은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지방 맛집에서 즐길 법한 들기름 막국수 등 지역색이 뚜렷했던 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점도 하얀 비빔면의 관심도를 높였던 분석이다.
고정관념을 깬 이색 비빔면 인기
최근 오뚜기는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를, 풀무원은 ‘들기름간장 비빔 유수면’과 정·백·홍에서 ‘백비빔면 매실간장’을, CJ제일제당은 ‘들기름간장비빔유수면’을 선보였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긍정적인 맛 평가가 이어지고 있고, 오뚜기몰, 마켓컬리 등 온라인 채널에서 총 81회 완판 되는 등 수치로도 긍정적 결과를 얻고 있다.
먼저 오뚜기의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는 경기 용인에 위치한 유명 맛집 ‘고기리 막국수’과 손잡고 만든 제품이다.
여기에 오뚜기의 옛날 볶음참깨와 국산 김가루, 메밀면, 간장 등을 첨가해 해당 맛집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똑같은 맛을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에서도 간장과 들기름을 베이스로 한 ‘하얀색 비빔면’을 출시했다.
들기름 메밀막국수는 들기름 양념을 면과 자작하게 비벼 먹는 것이 특징이며 쉽게 끓어지는 면이 아닌 1.4㎜의 쫄깃한 면발을 구현해냈다. 일반적으로 메밀면이 쉽게 끊긴다는 점을 고려해 탄력성 개선에 집중한 결과다.
정·백·홍에서 ‘백비빔면 매실간장’ 역시 매실, 과일, 채소와 숙성 비법 간장으로 조합했다.
여기에 참기름, 참깨, 김 등도 들어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맵지 않은 비빔면 요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자극적이지 않고 고소한 비빔면의 풍미를 살렸다”고 했다.
CJ제일제당도 ‘들기름간장비빔유수면’ 제품을 앞세워 열풍에 가세했다. 이 역시 들기름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해 고소함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경쟁사와 다른 점은 끓는 물에 익힐 필요 없는 유수면이란 점이다. 면발을 알맞게 익힌 후 급속냉동한 제품으로 소비자가 간단히 흐르는 물에 씻어주면 된다. 오뚜기·풀무원 제품은 메밀면인 반면 CJ식품과 달리 일반 밀가루를 쓴 것도 차이점이다.
3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다른 경험이 돈이 되는 시대다. 아직까지 비빔면 시장에서는 빨간 비빔면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최근 다양한 맛과 경험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과거 같았으면 크게 주목받지 못했을 들기름이나 간장 베이스의 면 요리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색 상품에 열광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말)를 주 타깃으로 기존 틀에서 벗어난 이색 제품 출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